순기능 잃어버린 면역조절 T세포, ‘범인은 Id2 단백질’
IBS 연구성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게재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우리 몸을 지키는 다양한 면역세포들 중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Treg)’는 과민한 면역 반응을 억제해 면역 균형을 유지한다. 아직까지는 어떤 연유로 ‘조절 T세포’의 형질이 바뀌는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의 임신혁 교수(포스텍 생명과학&융합생명공학부)와 디파얀 루드라(Dipayan Rudra) 연구위원 팀은 조절 T세포가 염증 상황에서 염증 억제 기능을 잃어버리는 이유를 찾아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주고, 조절 T세포의 형질전환 과정을 결정짓는 주요 인자를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9일자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림) Id2 발현 증가로 인한 조절 T세포의 형질 전환 모식도 : 염증성 질환 및 자가 면역질환 환경에서 조절 T세포는 Id2 단백질의 과발현을 통해 염증성 도움 T세포(Th 17)로 전환되며 이는 조절 T세포의 감소로 인한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한 자연 발생적 자가 면역 유사 질환의 발병을 유도한다. [자료=IBS] |
연구진은 ‘Id2 단백질’ 발현이 증가하면 조절 T세포가 염증성 ‘도움 T세포(helper T cell·Th)’로 변하는 과정을 관찰, 자가 면역질환과 암에 걸린 실험동물을 대상으로 실제 조절 T세포의 발현을 Id2로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그간 많은 연구진이 조절 T세포의 형질을 특정 방향으로 변화하게 하는 이른바, 가소성(可塑性) 제어가 면역 세포 치료제 개발의 열쇠라고 예측해왔다.
자가 면역반응을 억제하거나 항암 면역을 강화하는 등의 기능이 조절 T세포의 가소성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가소성이란 어떤 유전자형의 발현이 특정한 환경 요인을 따라 특정 방향으로 변화하는 성질을 말한다.
임신혁 교수는 “Id2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조절해 조절 T세포가 상황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자가 면역 및 암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