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김정호의 4차혁명 오딧세이] 시인 이육사 알면 4차 산업혁명 보인다

기사입력 : 2018년11월12일 07:54

최종수정 : 2018년11월12일 08:12

경북 안동에서 이육사 시인을 생각한다

단풍이 절정으로 물든 계절이다. 이번 주에는 가을비가 내려 발걸음에 낙엽이 쌓인다. 그래서 계절이 흘러간다. 이 가을 황금 들판과 단풍 여행지로 경북 안동을 최고로 추천한다. 안동은 전통과 정신의 고장이기도 하다. 안동 단풍 구경 여행 길에 안동 시내 버버리 떡집에 들러 맛있는 떡도 먹고, 월명교 위를 걸어도 좋다. 그리고 그 옆 헛제사밥 식사도 재미있다.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더해서 낙동강 근처 고택에서 하룻밤 자는 것도 좋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낙동강 상류 물 위에 반사된 햇빛 물결을 감상해도 좋다. 안동에서 조금 더 들어가 봉화 청량사 산행을 추가해서 가을 냄새를 맡아 앉아 산사를 본다. 또 가을에는 청량사 산사 음악 축제가 있다.

더 깊이 들어가 영주 부석사도 들르고, 가는 길에 풍기역 앞에서 불고기를 먹어도 금상첨화이다. 이래서 안동, 봉화, 영주, 풍기 지역은 깊은 가을을 느끼기에 참 감동적이다. 필자가 즐기는 여행 코스이다.

그런데 안동 여행 중에 만났던, 오래 기억이 남는 여행지가 바로 이육사 문학관이다. 이육사 문학관은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백운로 525 번지에, 낙동강 옆 넓은 들판에 고즈넉이 앉아있다.

문학관 창문을 열면 창 밖으로 넓은 금빛 황금 들판이 보인다. 그곳에서 자라난 이육사 시인의 삶과 실천을 생각하면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된다. 풍경과 냄새, 사람과 가을 빛깔, 그리고 역사와 인물이 합쳐지면 여행이 최고다.

경북 봉화 낙동강 상류지역의 청량사에 가을 단풍이 물들어 있다. [출처:티스토리(Tistory)]

이육사의 본명은 이원록으로 퇴계 이황의 14대 손으로 안동 도산면에서 1904년 5월 18일 태어난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이다. 

육사는 아호로 대구형무소 수감 생활 중 수감번호인 ‘264’를 후일 아호호 쓴 것이다. 1925년 초반에 가족이 대구로 이사한 뒤 형제들과 함께 의열단에 가입하였고, 1927년 10월 18일 일어난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큰형인 원기, 동생 원일과 함께 투옥되었다. 이후 중국에서 조선인 항일 군사학교에 1932년 9월 입학하여 보병 육성과 특수 부대원 훈련을 받고 이듬해 4월에 졸업하였다.

1943년 어머니와 큰형의 소상을 위해 잠시 귀국했다가 체포되어 베이징으로 압송되었고, 다음해인 1944년 1월 16일 광복을 보지 못하고 베이징 주재 일본 총영사관 감옥에서 4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이육사 문학관에서 가슴이 저려오는 감동을 얻는다. 무엇보다도 울림이 있는 것은 이육사의 시, 사상, 신념이 일생 동안 일정하게 관통했다는 사실이다. 더욱이 그의 일관된 신념은 시에도 똑같이 반영되었고, 그의 행동과 실천에 일정하게 나타나 있다. 말과 생각과 행동이 일치했다. 그래서 이육사의 시가 더욱 감동적이고 이 가을 단풍과 일치한다. 가을은 매년 같은 색깔과 냄새와 풍경으로 변함없이 되돌아온다.

이육사 시인. [출처:한국민족문학 대백과 사전]

내 고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그 이육사의 시 중에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시가 ‘청포도’이다. 학교 대학원 수업시간에 프린트해서 학생들 앞에서 같이 읽은 적도 있다. 읽을 때 마다 목이 메인다. 그리고 이육사 문학관 앞의 낙동강 강물과 청량사 맑은 공기도 함께 몰려 온다. ‘청포도’ 시는 다음과 같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시를 읽으면 4차 산업혁명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를 읽어야 한다.’ 시는 은유, 직유, 연상과 화음을 통해서 상상력을 선물하고, 다른 사물과 기억을 연결시킨다. 그래서 상상력과, 통찰력을 선물한다. 이러한 은유, 직유, 연상과 화음은 창조력의 원천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은 남들이 가지 않은 상상의 세계의 구현이다.

공학을 하면서도 핵심 개념을 잡기 위해서는 ‘시’적 접근이 필요하다. 아무리 복잡한 이론과 수식도 그 개념을 관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념을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작업을 ‘모델링”이라고 한다. 공학 현상과 원리를 단순화하고, 본능과 일상 생활의 경험에 연관해서 이해하려 한다. 이러한 단순화와 개념화 과정에서 이론을 직유, 은유, 연상 기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면 그 개념을 통찰하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 된다. 여러 기술과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발상의 힘이 생긴다. 그래서 명 연사의 강의는 누가 들어도 이해하기 쉽게 된다. 이러한 훈련에 ‘시’가 최고 이다. 그래서 4 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공학자, 기업가들은 시를 읽어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인문학이 상상력의 지평을 열어준다.

4차 산업혁명이 무르익어 경제도 성장하고,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나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 손님’ 은 경제가 발전하고, 많은 사람들이 공평하게 기회를 얻고,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다. ‘청포도’ 가 4차 산업혁명 ‘일자리’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준비하듯이 4차 산업혁명 준비를 해야겠다. 이제 ‘내 고향 칠월” 도 지나고 11월이 되었으니, 결실을 맺어야 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주렁주렁 매달린 풍성한 청포도. [출처: 태평농장]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이코노믹포럼]김현철"신남방정책 재건"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최수아 인턴기자 = 김현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초래된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경제 추락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략적 안정성과 우월성 관점에서 글로벌 경제 전략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그는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경제 위기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관세를 낮추는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기존의 통상 정책으로 극복할 수 없다"며 관세 협상뿐만 아니라 방위비, 조선업, 에너지 등을 총체적으로 트럼프 정부와 협상하는 신통상 정책을 제안했다. 대중국 전략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며 '탈중국'을 선언했다. 당시 경제계와 학계는 경악하며 '탈중국은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사회는 침묵했고 결국 2023년 경제성장률 1.4%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신남방 정책 재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자주적 신남방 정책을 버리고 한국판 인태전략이라는 종속 정책을 채택했다"며 "이제는 공급망 발상이 아니라 판매망 발상으로 바꾸는 새로운 신남방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영토도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신남방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을 포함해 유럽, 호주, 캐나다, 일본 등을 대한민국의 경제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A+1,1,1'이라는 새로운 경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정책 외에도 대한민국 지역 전략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 재활성화 ▲AI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 전략 설정 ▲신기술 전략 설정 및 육성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기존의 수출 중심 경제 모델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수출은 대한민국 경쟁력의 원천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며 "새로운 글로벌 경제 전략을 수립하고 내수 경제도 활성화시키면서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주최로 열린 제13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대한민국 글로벌 경제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Make Korea Rising Again : 다시 뛰자!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사회의 '통합'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2025.04.08 pangbin@newspim.com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12:47
사진
이완규 법제처장, 내란방조 피의자 신분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해 12월 이 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불러 조사했다. 이 처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과 회동을 가졌다. 이후 휴대전화까지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 처장을 내란방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완규 법제처장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수사대상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서부지방법원 소요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2025.01.20 pangbin@newspim.com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이 처장에 대한 내란방조·증거인멸 혐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처장은 당시 안가 회동에 대해 "저녁을 먹는 자리였다"며 "어쨌든 그 자리에 간 게 잘못이다. 죄송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이 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재판관 지명을 통한 헌법기관 구성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대통령 궐위 상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을 행사하려고 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4-08 20:26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