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전면전에서 수세에 몰린 중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기웃거리고 있다.
미국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에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차단하는 조항을 명시, 무역 마찰이 양국 국경을 넘어 확전 양상으로 치닫자 국제 무역시장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해진 것.
중국 위안화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을 빼기로 하면서 일부 TPP 회원국이 중국 영입을 타진한 바 있어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각) 중국 언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중국 정책자들이 내부적으로 TPP 가입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의사를 밝히지 않았고, 미국과 무역전쟁이 본격화되기 전 TPP 합류에 나서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부적인 입장 변화가 뚜렷하다는 것이 SCMP의 진단이다. 미국과 관세 전면전을 벌인 최근 수개월 사이 정책자들 사이에 TPP 가입에 대한 의견이 번지는 한편 실제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는 것.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도 긍정적이다. 일본과 호주, 말레이시아 등 11개국으로 구성된 TPP에 중국이 입성할 경우 국제 교역을 확대하는 한편 실물경기 하강을 완화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TPP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포함돼 있어 이른바 ‘NAFTA 2.0’의 특별 조항을 통해 중국의 손발을 묶으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은 새로운 북미 무역협정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중국과 FTA 체결에 나설 경우 비토를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했고, 유럽과 일본 등 다른 국가와 무역 협상에도 이 같은 조항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중국과세계화센터(CCG)의 왕 화요 이사는 SCMP와 인터뷰에서 “미국뿐 아니라 동맹국들의 무역 장벽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며 “중국의 TPP 가입은 미국과 관련된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PP 회원국도 반색하는 표정이다. 칠레의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은 앞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당연히 중국의 참여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중국 정부가 TPP에 관심을 내비친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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