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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과 7분] 그 남자에 대하여

기사입력 : 2018년06월09일 09:00

최종수정 : 2018년06월12일 10:34

[뉴스핌=박종인 상무]  “치과의사 20년에 드릴로 갈아대는 치아 치료를 받으면서 코고는 사람 처음 봤다고 한다. 밤낮으로 일하느라 절대 수면부족 상태였던 것이다.”

그 남자에 대한 7인의 증언

“오리엔탈리즘’을 쓴 팔레스타인계 미국 작가 에드워드 사이드는 「권력과 지성인」이란 책에서 “지식인이란 (…) 애국적 민족주의와 집단적 사고, 그리고 계급, 인종, 성적인 특권의식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 지식인인 한, 스스로를 경계 밖으로 추방하여, 관습적 논리에 반응하지 않고, 모험적 용기의 대담성에, 변화를 재현하는 것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에, 반응하는 자여야 한다”고 했다. 스스로를 경계 밖으로 추방하는 자가 지식인이라는 것인데, 그의 삶의 방식을 보면 그는 영락없이 이 대열에 속했다. 물론 그는 언제든지 우리 사회의 주류로서 기성 제도권 안에 머물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도 그랬다. 그러나 그는 늘 그 주류적 위치를 거부하고 경계 밖으로 나갔다. (…) 궁극적으로 그의 꿈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그가 꾸는 꿈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그는 비주류적 태생을 자처하며 스스로를 경계 밖으로 내몰아, 우리를 얽어매는 관습과 제도를 그 큰 눈으로 지켜보며 새롭게 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안다. 역사적으로 주류가 사회를 바꾼 적이 없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이는 창조적이고 헌신적인 소수”라고 했다. 내가 본 그는 철저히 이에 속한다.”

“그는 비주류다. 비주류이면서 ‘주류가치’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그 점이 중요하다. 역사가 요동칠 때는 변방과 역동성이 꿈틀거릴 때다. 신영복 선생은 「변방을 찾아서」라는 책에서 이성계도 변방 사람이었고, 몽골제국이나 청나라를 세운 사람도 변방 출신이었다고 한다. 변방의 역동성을 눈여겨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도 광주라는 변방, 부산이라는 변방이 꿈틀거릴 때 역사가 크게 요동친 적이 있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잃어버렸던 작은 미덕들을 조용히 제자리에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언제나 평화와 행복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가 노동상담소 소장을 맡았을 때다. 노동조합원들이나 활동가를 대상으로 한 법률교육이 많았는데 그가 강의를 맡는 일이 잦았다. 그 때 강사료가 3만원이었다. 한데 이 강사료 3만원을 어찌나 꼭꼭 챙기던지 원, 대부분의 다른 강사들은 강사료를 도로 주든지 하다못해 뒤풀이 자리에 술값으로라도 내놓았는데 그는 달랐다. 강사료 3만원을 반드시 챙긴 다음 뒤풀이 술값을 추렴할 때도 자기 몫 1만원만 냈다. 운영비로는 많은 돈의 월 회비를 내고 있지만 강의하고 받은 강사료는 본인 수입이라는 것이다. 그 흔한 노래방 한 번 가는 일 없이 반드시 1차에서 술자리를 끝냈다. 그와 20년 가까이 노동단체 활동을 같이 했지만 2차 술자리를 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 그는 야생화 보기를 좋아했는데 야생화 산행의 안내를 맡으면 하루 전날 미리 답사를 했다. 코스는 적정한지, 어떤 꽃이 피었고,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내려와서 쉴 만한 곳은 마땅한지를 꼼꼼히 살폈다.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깽깽이풀이나 처녀치마는 남부지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꽃이다. 그런데 그가 부산의 금정산에서 우연히 깽깽이풀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그 꽃을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바로 다음 날 다시 산에 오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처녀치마를 볼 때도 마찬가지였다. 양산 통도사 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에서 처녀치마를 보고는 혼자 보기 아까워서, 그런 귀한 꽃을 보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또 다시 그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따뜻한 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배려 깊은 성품은 노동자들과의 상담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아주 푸근하게 상담한다. 무척 바쁘지만 중간에 말을 가로막지 않고 끝까지 다 들어준다. 억울하고 힘없는 노동자들의 경우 그렇게 자기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크나큰 위로를 받곤 했다.”

 “그는 ‘땡맨’으로 불렸다. 역속을 어긴 적이 없었다. 회의시간이나 개인약속, 명절날 인사를 함께 가는 경우에도 조금 일찍 도착해 시간이 될 때까지 주변 공원이나 바깥에서 기다리곤 했다. 그래서 ‘땡맨’이라는 애칭이 생겼다. 세상에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수많은 역할과 실천을 하고도 겸손하다. 그는 후자에 속한다. 30여 년의 끈질긴 인연으로 본 그의 모습이 그러하다.”

“그녀는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왔고, 불쑥 나타나 오랜 면담으로 업무를 중단시키고도 돌아서면 다시 할 말이 생각나는지 전화로 변화사와의 통화를 요구했다. 직원들은 그녀의 성화에 전화를 바꿔주지 않을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변호사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변호사는 그 흔한 “법정 갔다고 그래”라는 핑계도 대지 않았다. 가끔 얼굴을 찌푸리며 담배를 찾을지언정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호소를 끈덕지게 듣고 있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스러운 상황에서조차 그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았다. 결국에는 변호사의 한결같은 태도가 세상에 모든 원통한 일을 혼자 당한 듯이 응어리진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고 그녀뿐만 아니라 우리 사무실 식구들까지도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는 흔히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이런 변호사가 있다는 사실이 변호사 전체의 명예를 지켜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변호사와 함께 일한다는 사실이 나는 자랑스럽다.“

 

‘살아있는 생물’과 그 남자의 ‘운명’

 

 이상 7인이 증언한 한 남자의 인간적 모습이었습니다. 맨 위부터 차례로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승효상 건축가, 도종환 문체부 장관, 김수경 우리들생명과학 회장, 설동일 부산혁신과통합 상임대표, 최수연 부산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강사, 김외숙 변호사(현 법제처장)의 말입니다.

눈 밝은 독자들은 벌써 그 남자가 누군지 눈치 챘겠지요, 맞습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입니다.

최근에 한 말은 아닙니다. 지난 2012년 9월에 나온 책 「그 남자 문재인」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2012년 12월 19일에 치러진 제18대 대통령선거를 겨냥해서 나온 책입니다.

 머리말은 유시춘 소설가(전 국가인권위원)가 썼군요. 유시민 작가의 누님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이렇게 시작됩니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모든 생물은 쉼 없이 꿈틀거린다. 때로 환호작약하는 절정의 순간이 있는가 하면 깊은 심연으로 추락하기도 한다. 그리고 더러는 무서운 ‘진실의 힘’을 보여주기도 한다. 인혁당이나 민청학력사건처럼 40년 전, 유신왕조에서는 사형에 해당되었던 범죄가 오늘날은 민주화운동으로 평가받는다. 5·18광주민중항쟁이 10여 년 만에 ‘폭도’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제자리를 찾게 된 역시 정치의 힘이다.

문재인의 경우 또한 정치가 생물임을 절감케 한다. 그는 많은 분들의 강권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정치입문을 거부해왔다. 그런 그가 지금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변모했다. 아마도 그의 ‘운명’을 받아들인 듯하다. 그의 ‘운명’ 역시 한국정치의 불가예측성의 한 단면이 아니겠는가.

꽃이 진 후에야 봄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 때가 많다. 깨달음은 늘 한 발 늦게 찾아온다. 인간은 이 운명적 시차를 극복하지 못한다.

6년이 지나서 읽는데도 의미심장한 아주 좋은 글이네요. 이 책은 출간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합니다. 책이 나오고 석 달 뒤 치러진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48.02%의 득표율로 박근혜 후보(51.55%)에 밀려 낙선했으니까요.

 

 그 남자의 비전과 정책

 

 이미 절판된 오래 된 책, 정치적(?)으로 실패한 책을 다시 끄집어내서 읽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시겠지요? 제가 보기에 이 책은 과거형이 아닙니다.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인간 문재인’ 2부는 ‘문재인의 비전’ 3부는 ‘문재인의 정책’입니다. 위에 인용한 글들은 1부 ‘인간’에 있습니다. 인간 문재인을 증언한 이들은 위의 7인 외에 20명이 더 있습니다. 

한승헌 한완상 안경환 박원순 송기인 윤광웅 허성관 노창남 조기숙 조국 장상환 최민희 안도현 김상봉 이정이 김창호 최성민 이창수 배경조 유시춘 등입니다.

 현 정부 출범 초 장관 후보에 올랐다 낙마한 분들의 이름도 있군요. 위 유시춘 소설가의 머리말에 있는 ‘깨달음은 늘 한 발 늦게 찾아온다. 인간은 이 운명적 시차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말이 딱 맞지요. 무섭게 느껴지는군요.

위 글로 본 인간 문재인이 그러하듯 그의 비전과 정책 역시 그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 없어 보입니다. 이 책이 현재진행형인 이유지요. 다음에 비전과 정책에 대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드디어 3일 앞으로 다가왔군요. 문재인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았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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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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