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박종인과 7분] '한반도몽(夢)'

기사입력 : 2018년05월10일 08:30

최종수정 : 2018년05월10일 08:38

한반도의 큰 꿈이 늘 꾸는 그 꿈이 아니길 바라면서

 

   [뉴스핌=박종인 상무] 한적한 시골. 낮은 토담, 움푹 들어간 초가. 방 하나 부엌 하나.

가본 적도, TV나 영화에서 본 적도 없는 오지의 외딴 곳.

저 멀리 중앙아시아? 중남미 산간 지역?

아니면 타임머신을 타고 고려 또는 조선시대 어느 마을에 온 것인가?

어딘지 통 알 길이 없다.

나는 어떤 힘에 이끌려 그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장롱이나 이불은 물론 옷가지 하나 없는 텅 빈 방.

서둘러 나오려는데 뒤가 간지럽다.

저 쪽 구석에 놓인 뭔가가 눈에 잡힌다.

음식물이 담긴 비닐봉지 두어 개. 가까이 들여다보니 잔생선 몇 마리와 밥 한줌.

밥은 한주먹 정도. 식었지만 찰기가 자르르 흐른다.

생선은 대가리를 잘라내고 내장도 발라낸 뒤 밥 지을 때 솥에 넣어 뜨거운 김으로 쪄 낸 것으로 보인다. 고춧가루나 마늘, 파 등 양념 하나 없이 하얀 생선찜. 혀를 대지 않고 눈으로만 봐도 제 바다 간이 느껴진다. 보는 순간 고소한 짠 내와 비린내가 입안에 확 퍼지는데 그로 인해 허기가 확 올라온다.

◆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

구체적 허기와 함께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아니, 장자의 말처럼 현실에서 꿈으로 돌아간 건지도 모르겠다.

시계를 보니 새벽 4시. 곧 동이 트리라. 허둥지둥 침대를 빠져나와 냉수 한 사발 들이킨다.

그리고 눈에 들어오는 현실의 거실.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한 번 더 둘러보니 온통 부질없는 물건들뿐. 이제부터 정신 차리고 부지런히 버려도 다 못 버리고 돌아갈듯 하여 마음이 급해진다.

 이따금 꿈을 꾼다. 혼미한 가운데 시계를 보면 2시일 때도 있고 4시 또는 5시, 6시일 때도 있다. 한마디로 대중없다. 그 내용만큼이나 찾아오는 때도 비논리적이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그리하여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다. 따지고 보면 현실도 마찬가지.

 

 “지금 나오지만 감옥이 저 안인지 밖인지 모르겠습니다.”

권력이 쏟아져 나오는 하나의 문. 그 문의 고리를 잡고 살다 좁은 방에 갇혔다 1년 반 만에 문밖으로 나온 자의 소회인데 그럴듯하다. 다시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이 연상된다.

 

잠자다 꾸는 꿈(여기서는 편의상 ‘밤의 꿈’으로 부르도록 한다)과 평생 뭔가를 하고 싶어 하는 꿈(‘낮의 꿈’이라 부르자)이 같은 말로 부르는 건 흥미롭다. 의미심장하다.

한글만 그런 게 아니다. 중국(夢) 사람들도 영어(dream)권도 마찬가지다. 무슨 사연이 있을 법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밤의 꿈은 느닷없다. 갑자기 찾아온다. 물러갈 때도 맥락 없다. 늘 미진하다. 볼 일을 다 보지 않고 서둘러 달아나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련하기도 하다. 현실세계와 어떠한 논리적 구조도 나눠 갖지 않는다.(못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지 싶다.)

 ◆ '한반도몽'---간절한 현실이 되길

반면 낮의 꿈은 구체적이고 집요하다. 인간의 의지가 개입되고 때론 집단의 열망 또는 광기가 투영되기도 한다. 프랑스 대혁명과 러시아혁명이 그랬고 지난해 광화문의 촛불도 그렇다. 결과가 좋으면 ‘집단의 열망’일 것이고, 나쁘면 광기로 기억될 터이다. 히틀러가 그렇고 제국주의 일본이 그렇다. 68년 전인 1950년 한반도가 그렇다. 그 한반도가 목하 큰 꿈을 꾸고 있다. 남도 북도 한창 녹아들고 있다. 거침없고 경계도 없다. 그리하여 모든 이가 꿈길을 걷고 있다.

문제는 이 꿈이 ‘낮의 꿈’인지, ‘밤의 꿈’인지 하는 것이다. 곧 깨어난다는 것이다.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문재인과 김정은, 그리고 트럼프의 ‘한반도몽’이 현실화될 2018년 6월의 한반도가 궁금하다.

애달프고 간절하다.

[뉴스핌 Newspim] 박종인 상무(i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사진
삼성전자, HBM3E 12단 '승부수'..."파운드리 2분기 반등" [서울=뉴스핌] 김지나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뺏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HBM3E 12단 제품을 하이닉스 보다 먼저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공격적인 HBM 시장 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BM3E 제품에 있어 12단이 아닌 8단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많은 상황이라 HBM3E 12단 제품의 앞선 양산 전략이 맞아 떨어질 진 두고봐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2분기부터 실적 반등이 기대되고 있다. ◆"HBM3E 8단 2분기말부터 매출 발생"...아직 시장 의구심 남아 30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업계에서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공급하고 있고, 2분기 중 양산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HBM3E 8단 제품은 이미 초기 양산을 개시했고, 빠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삼성전자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현재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인공지능(AI)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AI반도체로 불리는 HBM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고, 이 시장에 적기에 대응한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주도권을 가져갔다. 반면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보다 시장 대응에 한발 늦긴 했지만, HBM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며 빠르게 SK하이닉스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콜을 통해 엿볼 수 있는 HBM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 전략은 SK하이닉스가 HBM3E 8단 공급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 더 높은 기술력을 요하는 HBM3E 12단을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해 HBM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5일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12단 제품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서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다음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3E 12단을 2분기부터 양산하겠다고 밝혔지만, 이것이 공급으로 이어질 진 아직 미지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발표에서 구호적으로 HBM 출하량을 공격적으로 말했는데, 아직까진 고객 승인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서 의구심은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공급규모는 비트 기준 전년 대비 3배 이상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고, 해당 물량은 고객사와 공급 합의를 완료했다"면서 "내년에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공급할 계획이고, HBM3E 비중은 연말 기준 판매수량의 3분의 2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1분기 저점, 2분기 반등 매출성장"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의미 있는 점은 역대 1분기와 비교해 올해 1분기 최대 수주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4나노미터 공정에 있어 수율은 안정화시켰다. 이에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 되는 한편 라인 가동률이 개선되면서 2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단공정 2, 3나노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에 있고, 특히 4나노 공정 수율 안정화에 따라 티어 1고객을 중심으로 제품 생산을 크게 확대했다"면서 "이로 인해 역대 동기 최대 수주실적 기록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는 점진적 시황 회복이 기대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라인 가동률이 개선됨에 따라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테일러에 있는 파운드리 공장 역시 단계적 가동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부는 시장 고객 수주 상황에 맞춰 미국 테일러 공장을 단계적으로 가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첫 양산 시점은 2026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맞물려 5개 분기 만에 반도체 사업부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DS사업부 1분기 매출액은 23조1400억원, 영업이익은 1조9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68% 늘었다. 전체 실적 기준으론 매출액 71조9200억원, 영업이익 6조61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액은 13%늘고 영업이익은 932% 급증했다.   abc123@newspim.com kji01@newspim.com 2024-04-30 12: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