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 "PVID, '완전한' 표현 중화시키기 위한 것…정치적 용어"
차두현 "CVID, PVID 추구하는 개념 같아…관점 차이일 뿐"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의 비핵화 방법론인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와 CVID에서 완전한(complete)을 영구적(permanent)으로 바꾼 ‘PVID’를 두고 각종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취임식에서 PVID를 언급했다. 며칠 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기점으로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 허들’을 높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밌는 점은 CVID, PVID 두 표현 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홈페이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국제적으로 약속된 표현은 아니란 것이다.
CVID와 PVID 표현은 지난 2003년 미국이 먼저 사용했다. 미 국무부 정례브리핑 자리에서다. 같은 해 8월에 열린 6자회담에서 북한은 해당 표현을 듣고 회담장을 박차고 나갔다. 패전국을 대상으로 쓰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왼쪽부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볼턴 안보보좌관은 당시 미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으로 6자회담 미국 대표단 일원이었다. 그는 북핵폐기 관련해서도 발언을 많이 했고 김정일을 ‘폭군’이라고 해 북한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후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complete’를 ‘permanent’로 바꿨다. 이에 PVID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힐 차관보는 ‘complete’ 표현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permanent’라는 말을 사용했다”며 “다만 이는 굉장히 정치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시한을 못 박지 않으면서 향후에도 의심이 남는다면 계속적으로 핵폐기 절차에 돌입한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맥락만 보자면 PVID가 강한 표현으로 볼 수 있으나 과거 맥락에서 본다면 정치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차두현 아산정책 객원연구위원은 “CVID, PVID 중 뭐가 더 강한다고 보는 것은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면서 “CVID, PVID 모두 추구하는 개념이 같다”고 분석했다.
차 위원은 “맥락에 따라서 그때그때 강조점이 다를 뿐”이라면서 “특히 핵능력을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을 상대로 더욱 그럴 수 있다. 고정된 개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