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2017년 2.8억원 이어 올해 2조원대 만기 도래
차환 어려워 현금으로 상환..해외부실시 유동성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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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상위 10대 대형 건설사가 갚아야 할 회사채가 2년 연속 2조원을 넘어서자 유동성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지 주목된다.
신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 대부분 보유 현금으로 상환하고 있어서다. 해외사업 부실과 국내 주택경기 위축이 이어질 경우 건설사들이 유동성에 압박감을 느낄 것이란 관측이 많다.
22일 건설업계 및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 상위 10대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 금액은 2조2000억원 규모다. 만기금액은 전년 2조8000억원과 비교해 줄었지만 건설사들이 차환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부담은 되레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많은 회사채 만기액을 보유한 곳은 삼성물산이다. 작년 1조700억원을 상환한 삼성물산은 올해엔 9700억원을 갚아야 한다. 오는 3월 1500억원을 시작으로 4월 1500억원, 7월 1000억원, 9월 3500억원 순으로 만기가 돌아온다.
삼성물산은 만기 회사채를 보유 현금으로 대부분 상환할 계획이다. 작년에도 차환보단 현금 상환에 주력했다. 1조원대 회사채 만기액 중 새로 발행한 것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8000억원은 보유 자금으로 갚았다.
대림산업은 올해 회사채 3350억원을 갚아야 한다. 오는 7월과 9월 각각 2350억원, 1000억원이 만기된다. 대림산업은 대형 건설사 중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작년 약 4000억원을 발행해 회사채 상환에 활용했다.
SK건설은 올해 315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4월 1500억원에 이어 7월, 11월 각각 800억, 850억원이 도래한다.
나머지 건설사는 1000억~2000억원 정도다. 회사채 시장에서 건설사들이 발을 붙이지 못해 발행 비중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작년 3000억원 만기에서 올해는 1900억원을 갚아야 한다. 롯데건설은 1700억원,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각각 1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건설사의 자금조달 환경이 더 척박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해외사업의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건설사가 발행하는 회사채가 인기를 잃었다. 일부 그룹 계열 건설사만 신규 회사채 발행을 검토할 정도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높아져 자금조달 비용은 증가 추세다. 차환 발행에 성공해도 금융비용이 늘어날 공산이 크다.
최근 2~3년간 이어진 국내 주택경기 활황에 현금 유동성에 당장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 다만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상황이 달라진다. 대우건설과 GS건설을 비롯한 대형 건설사들은 아직도 해외사업에서 원가율 100%가 넘고 상황이다. 발주처와 맺은 계약금보다 투입한 공사비가 더 많이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별로 저가 수주 사업장이 90~95% 정도 마무리했다. 나머지 사업장은 여전히 ‘시한폭탄’을 안은 셈이다. 해외사업 관리가 사실상 회사채를 포함한 장·단기 차입금 상환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작년 정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운영된다면 건설사의 현금 유동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해외사업 정상화가 더디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내 주택사업까지 미분양 발생으로 사업비가 늘어나면 회사채를 포함한 차입금 상환에 애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