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부회장 2008년 노무총괄 이후 10년만에 변화
노사협상에서 윤갑한·박한우 사장 발언권 커질 듯
[ 뉴스핌=한기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노무관리 콘트롤타워 변화 조짐이 보인다. 그동안 노무업무를 총괄해 온 윤여철 부회장이 정부와 국회 등 대외업무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사진=뉴스핌DB> |
6일 현대차와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윤여철 부회장의 주요업무명칭이 '노무총괄'에서 '정책개발담당'으로 변경됐다. 부회장으로 승진한 2008년부터 줄곧 주요업무명칭이 노무총괄이었는데 이번에 정책개발담당으로 바뀌었다.
정책개발담당은 국회, 경제단체, 노동단체 등을 상대로 한 대외 노무 업무가 주다. 임금협상 등 노조업무는 별도의 '정책기획팀'에서 담당한다. 그동안 윤 부회장은 두 부서를 총괄했기 때문에 '노무총괄'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정책개발로 주요업무가 바뀌면서 대외 노동정책에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담당업무명칭 변경을 친노동 성향의 문재인 정부에서 노사관계가 진전되지 않자 변화를 꾀한 것으로 해석한다. 업무변경 시기가 2017년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현대, 기아차 노조가 공장파업과 양재동 본사 상경 투쟁을 벌이던 시점과 겹쳐 이 같은 해석이 나온다. 또한 최근 현대차, 기아차 노조가 “윤 부회장이 10년간 노조 죽이기에 앞장서왔다”는 반감을 드러내, 노사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윤 부회장은 현대차의 노무를 진두 지휘해온 인물이다. 2004년 노무관리지원담당 부사장부터 전면에 나섰고 최근까지 총괄했다.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노조와의 임단협 테이블에 회사 대표로 참석하지만, 총괄은 윤 부회장이 했다. 현대차는 4명의 부회장이 업무를 총괄하는 조직구조 때문이다.
윤 부회장이 대외 노동정책에 힘을 더 쏟게 되면서 노사협상에서 윤갑한 현대차 사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의 역할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사장은 2012년부터, 박 사장은 2015년부터 임금단체협상에서 회사 대표로 테이블에 앉았고 공장에 상주하면서 현장입지가 높아졌다.
그러나 현대차 관계자는 “노무총괄은 내부에서 정책개발담당부서로 불렀고 이번에 명시화하고 업무를 세부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