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8월12일 하네다공항 이륙 직후 기내 격벽 손상으로 추락한 JAL 123편 <사진=내셔널지오그래픽 'JAL 123편 참사 다큐멘터리' 캡처> |
[뉴스핌=김세혁 기자] 전일본공수(ANA) 여객기가 기내 압력 문제로 긴급 회항하는 소동이 12일 벌어졌다. 520명이 사망한 일본항공(JAL) 123편 참사와 날짜, 출발 및 도착 공항, 고장 내용이 똑같아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날 오전 6시50분경 ANA 37편 보잉777 여객기가 기내 압력 문제로 도쿄하네다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했다고 설명했다. 승객 262명과 승무원 11명 등 탑승자 273명 전원은 무사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오전 6시경 하네다공항을 출발, 오사카 이타미국제공항으로 향하던 ANA 37편은 이륙 30분 뒤 기내 압력장치 고장을 일으켰다. 기장은 긴급사태를 선언하고 객실에 산소마스크를 전개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하네다공항 회항을 결정한 기장과 부기장은 오전 6시51분경 비상착륙에 성공했다. 기장은 기내 기압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계통의 고장을 확인, 관제탑과 교신한 끝에 회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ANA 37편이 비상착륙한 날은 공교롭게도 JAL 123편 참사 32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ANA 37편 승객과 승무원은 무사했지만, 같은 날 같은 공항을 출발, 같은 목적지로 향했던 JAL 123편의 운명은 달랐다.
당시 JAL 123편은 ANA 37편과 마찬가지로 기내 압력 문제를 겪었다. 사고 몇 해 전 테일스트라이크(항공기 꼬리부분이 활주로에 닿는 사고)를 일으킨 123편은 기내 압력을 유지하는 격벽(벌크헤드) 손상으로 보잉사 수리를 받았다. 하지만 2중으로 돼야 할 리벳고정이 한 겹으로만 처리됐고, 금속피로가 누적된 벌크헤드가 사고 당일 이륙 12분여 만에 터지면서 기내 유압 손실로 이어졌다.
더구나 사고기는 벌크헤드가 파손되면서 수직 꼬리날개 대부분이 뜯겨나가는 치명적 손상을 입고 말았다. 유압손실에 기체 제어능력까지 잃은 기장과 부기장은 하네다로 돌아가려 몸부림쳤지만 30여분 뒤 군마현 타카마하가라 산중턱에 추락하고 말았다. 탑승자 524명 중 생존자는 단 4명. 단일 항공기 사고로는 인명피해가 가장 많았던 사고로 기록돼 있다.
한편 ANA 37편은 기내 고장이 벌어진 지역(이즈오지마)까지 JAL 123편과 같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