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랭한 분위기 속 회동..쟁점 이견 여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공격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깊은 균열이 발생한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회담을 가졌다.
미국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틸러슨 장관과 만날 뜻을 보이지 않았던 푸틴 대통령이 입장을 변경했지만 양측의 회동은 싸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얘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출처=블룸버그> |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 시간에 걸친 회담을 가진 뒤 푸틴 대통령과 접견했다.
앞서 러시아 한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외교관계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더욱 악화됐으며, 특히 군사 측면의 신뢰가 저하됐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과 2시간 가량 생산적인 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은 시리아의 화학 무기 사용 여부를 둘러싼 문제를 포함해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크게 좁히지 못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저하됐고, 양국의 신뢰 역시 떨어졌다”며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핵 보유국에 해당하는 양국이 이 같은 상황에 머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의 안정과 국제 테러리즘 격퇴에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민스트 휴전 협정이 온전하게 이행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는 양국에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민스크 휴전 협정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지역의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97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한 뒤 체결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특정 독재자나 정권, 또는 전체주의 지도자들을 제거하는 데 집착하고 있다”며 비판하며 “양국 모두 과거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시리아 정권에 대한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화학 무기 사용과 관련해 사실에 근거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폭격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가 화학 무기를 포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