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매도 역사적 평균치 웃돌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증시가 강한 불마켓을 연출하고 있지만 상장 기업의 경영자들 주식 매입이 약 30년래 최저치로 감소했다.
정보력이 강한 내부자들의 움직임은 향후 주가에 대한 이들의 전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9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워싱턴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월 뉴욕증시 상장 기업의 주식을 사들인 기업 내부자가 279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던 198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은 이른바 트럼프 랠리에 따른 밸류에이션 경고에 아랑곳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투자자들의 쓴소리에 공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내부자의 주식 매도와 관련된 수치에서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상장사의 주식을 팔아치운 내부자 수가 역사적 평균치를 상회하면서 지난 2월 매도자 대비 매수자 비율이 0.2 아래로 떨어지며 198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
S&P500 지수는 2009년 3월9일 장기 강세장이 본격화된 이후 세 배 이상 치솟았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오른 주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 및 규제 완화 기대에 또 한 차례 상승 기염을 토했다.
이에 따라 S&P500 지수의 12개월 예상 실적 대비 주가수익률(PER)이 최근 17.7까지 상승, 2004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JP모간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주식 선물 등 증시 전반에 대한 하락 포지션이 10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 적어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당장 과격한 주가 조정이 발생할 여지는 낮다는 얘기다.
하지만 올들어 나타난 기업 내부자들의 매매는 투자자들이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부분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기업 내부자들의 매도 움직임은 월가의 투자자들에게 적신호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대선 이후 주식시장의 상승 속도가 지나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더스코어의 벤 실버만 리서치 이사는 WSJ과 인터뷰에서 “내부자 매도가 공격적인 것보다 이들의 매수가 부진한 것이 우려된다”며 “경영자들의 지분 매도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지만 매수는 수익성이나 주가 전망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주가가 바닥을 쳤던 2008년 11월 주식을 사들인 기업 내부자가 약 3200명에 달했다는 사실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제공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