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 여전… 소비 개선 기대는 어려울 듯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책(아베노믹스) 실패로 일본 경제가 암울한 상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정작 일본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은 정반대의 상황이라는 소식이 나와 주목된다.
11일자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들어 일본에서는 고가 수입차 시장이 구매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고급차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모자라 정책 프레임워크를 변경하는 등 갖가지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에도 일본 물가와 성장률은 여전히 바닥에 머물러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고급 수입차 판매 ‘쌩쌩’
일본에서 올 1월부터 9월까지 가격이 9만6500달러(약 1억830만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19%가 급증한 총 1만3605대로 10여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닛산 데이즈처럼 출발 가격이 1만1000달러(약 1235만원)부터 시작되는 경차는 11%가 급감한 130만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BMW 뉴 730Ld xDrive<사진=BMW코리아> |
독일 BMW나 롤스로이스와 같은 대표적인 고급차 브랜드들은 일본서 고가 차량 인기가 지속될 것이란 확신 속에 화려한 쇼룸을 갖춘 대리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BMW 일본지부 최고경영자 피터 크론스크나블은 “일본 시장에 여전한 부가 있다”며 “가격이 1000만엔이 넘는 차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대개 자영업자들로 이들이야말로 일본 경제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에는 이렇듯 잘 나가는 자영업자들이 여전히 상당 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BMW측은 오는 2020년까지 4억4400만달러 정도를 들여 판매 시설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며 이미 올해는 도쿄에 최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다.
롤스로이스 역시 올해 대리점 두 곳을 오픈했고 내년에 한 곳을 더 열 계획이다. 올해 롤스로이스 일본 판매는 30%가 뛰었다.
다이이치생명 리서치기관 수석 이코노미스트 구마노 히데오는 이러한 추세가 당황스럽고 설명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아마 70대에 접어 든 베이비부머 세대가 오랜 기간 꿈꿔오던 차를 사거나 기술부문 스타트업 성공으로 부를 거머쥔 신흥 부자들이 주 고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일본 소비의 상당히 독특한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일반 자동차판매는 감소세.. 암울한 속사정
얼핏 보면 일본의 고급 수입차 시장 호황은 소비 개선 기대감을 불러 일으킬 만한 소식이지만, 여전히 어두운 국내 사정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유럽의 고급 외제차 기업들이 잘나가는 사이 일본 국내차 시장은 점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동차 구매 관심이 계속해서 줄고 있는데다 경차 수요가 줄면서 일본 자동차 산업은 2년 연속 내리막을 탈 처지다. 일본 자동차제조업 연합 전망에 따르면 일본 경차 판매는 올해 8%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자동차 판매세 인상 조치를 2019년까지 연기하겠다고 밝히면서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도 사라진 지 오래다.
자동차 시장리서치업체 포린 애널리스트 저우 진청은 “대중들 사이에서 소비는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라며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부유층만 계속해서 부를 늘리는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