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유입 위해 타사 VIP에 수십만원씩 지급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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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강필성 기자] 두산의 두타면세점이 타사 면세점의 VIP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다. 타사 VIP를 영입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현금 적립금을 지급하고 외식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나섰기 때문.
신규면세점 중에서도 후발주자인 두타면세점이 씀씀이가 큰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과도한 현금성 상품을 거는 것은 상도의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업계 전반의 출혈경쟁을 촉발시킬 우려도 제기된다.
23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두타면세점은 오픈과 함께 대대적인 VIP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중 가장 업계의 시선을 끄는 것은 경쟁 면세점 VIP를 대상으로 하는 행사다.
타사 면세점의 VIP 등급의 회원이 두타면세점을 방문하면 동급등급의 회원카드를 발급해주고 각종 혜택을 주는 것이 골자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 문을 연 두타면세점에 직원들이 분주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예를 들어 롯데면세점의 경우 최상위 회원인 LVVIP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4년간 결제 금액이 2만달러(약 2360만원)을 써야하고 이보다 낮은 LVIP 회원은 같은 기간 1만달러(약 1180만원)을 써야만 가입이 가능하다.
롯데면세점 LVVIP가 두타면세점을 방문하면 다이아몬드카드를 발급해주고 20만원의 선불카드와 함께 10만원 상당의 JW메리어트 레스토랑 식사권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발레파킹권, 구매금액별 할인권을 별도로 증정한다.
이보다 낮은 롯데면세점 LVIP 회원에게는 현금 10만원의 선불카드와 골드회원권과 JW메리어트의 칵테일 이용권을 지급해준다. 신라면세점의 VIP등급인 블랙등급, 골드등급 및 HDC신라면세점의 VVIP, VIP 등급도 각 등급에 맞는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이 선불카드의 경우 무기명이기 때문에 사실상 20만원의 현금과도 마찬가지라는 평가다. 경쟁사 VIP 등급 회원에게 사실상 현금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더불어 VIP등급 고객에게는 별도의 할인이 책정된다.
면세업계에서 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장기간 고객과 신뢰관계를 쌓은 VIP 고객을 웃돈까지 줘가며 빼가는 신규 면세점의 마케팅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이 우량 고객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보니 타사 VIP 고객 영입을 위해 다소 무리한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업계 특성상 상위 5%의 고객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신규면세점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같은 VIP대상 마케팅이 만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말 오픈 당시부터 타사 면세점의 VIP 등급 고객에게 VIP 등록과 함께 선불카드를 제공하고 있고 SM면세점 역시 이와 유사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 면세점 관계자는 “VIP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방법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신규 시내면세점이 이같은 마케팅을 펼치는 것만은 아니다. 한화갤러리아의 갤러리아면세점63과 신세계DF의 신세계면세점은 별도의 선불권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 빼앗기 위해 선불카드까지 제공하는 마케팅은 장기적으로 보면 해당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쇼핑환경을 통해 경쟁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