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비상장 결합 속 통상 M&A 후 주가흐름과는 괴리 보일 듯"
[편집자] 이 기사는 05월 18일 오후 1시5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조한송 기자]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구 대우증권간 합병비율 산정 이슈가 부각되며 증권주가 들썩였다. 이제 시장 관심은 KB금융과의 합병 절차를 앞둔 현대증권으로 향한다. 특히 현대증권의 경우 피인수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합병법인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는 점에서 미래에셋대우(종목명 대우증권)의 주가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1년 간 현대증권 주가 추이 |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지난 16일 하루 13.01% 급등했다. 2만6500원에 마무리된 이날 종가는 지난해 11월 6일(2만7100원) 이후 최고치다. 대우증권 역시 6.79% 뛰며 동반 상승했다. 이날 양사의 주가가 오른 것은 전 거래일 장 마감 후 발표된 합병비율 영향이 컸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주가가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같은 날 현대증권의 주가 역시 3.86% 뛰었는데, 이는 시장 관심이 KB투자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현대증권으로 움직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통상 피합병법인 주가는 합병 이슈가 불거지면 약세를 보이곤 했다. 인수 주체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해 대주주 지분을 인수하는 대신, 기존 자회사와 합병 등의 과정을 통해 잔여지분 인수비용을 최소화시키면서 최종 인수가를 낮추는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선 합병비율 확정까지는 보수적인 투자 행태가 일반적이었다. 실제 대우증권 역시 매각 이슈가 점증된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타 12월 21일 기준 1만1000원이던 주가는 올해 2월 7150원까지 내려갔다. 현재는 8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대우증권과 마찬가지로 피합병법인 위치에 놓인 현대증권 주가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다. 미래에셋대우 정길원 연구원은 “상장사인 현대증권은 현재 시가로, 비상장인 KB증권은 추정가(현재 자산가치 및 지난해 기준 수익가치)로 합병가액을 추정하면 합병 후 KB지주 지분율은 50%를 밑도는 상황에서 현대증권의 시가가 낮게 형성되는 것이 대주주 에게 유리하다는 인식이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도 “KB금융지주 입장에선 추가 지분 취득까지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시장 인식이 존재한다”고 봤다.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 과정에서 취득한 지분은 현대상선 등이 보유했던 지분 22.56%. 여기에 현대증권의 자사주 7.06%를 추가 더하더라도 합병가액을 추정하면 합병 후 KB지주의 지분율은 여전히 50%를 밑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증권이 대우증권과는 다소 다른 추이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히려 낮은 지분율이 주식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상승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IBK투자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현대증권의 경우 인수주체인 KB금융지주가 부족한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밸류에이션도 낮아 주가가 더 떨어질 이유는 없다. 오히려 상승 요인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도 “KB금융이 현대증권의 완전 자회사를 최종 목표로 한다면 장내 지분인수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게다가 현대증권은 KB손보, KB캐피탈 등 타 상장 자회사에 비해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 폭이 월등히 커 유통주식 매입비용 대비 그룹이익 개선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내 지분매입 유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의 합병 대상인 KB투자증권이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합병법인의 미래가치에 대한 투자는 현대증권에 집중된다는 점도 상승요인으로 꼽혔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단기적인 노이즈는 있을 수 있지만 현대증권은 대우증권과는 다른 주가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미래-대우가 모두 상장사로서 롱숏페이(long-short pair)의 대상이 된 것과 달리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의 경우 투자 옵션이 현대증권 하나라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팩터”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증권 주주 입장에선 향후 합병비율이 가장 큰 불확실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수익가치 등 주가 이외의 요인도 합병가액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KB투자증권이 실적 개선세를 이뤄내며 합병비율이 미래성장성(수익가치)을 반영해 KB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KB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이 2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7.3%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5% 늘어난 16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은행(IB)부문 실적 호조와 자산관리(WM)부문의 선전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현대증권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 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3695억원으로 39.2%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46.4%(559억6400만원) 축소됐다.
[뉴스핌 Newspim] 조한송 기자 (1flowe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