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리스크, 실적악화, 갑질 논란...삼중고
[뉴스핌=강필성 기자] 미스터피자 등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MPK그룹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급격한 실적 악화로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오너인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하며 오너 리스크가 증폭되고 있는 것. 여기에 가맹점주들이 가맹본부의 ‘갑질’을 폭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급격하게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PK의 현재 상황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우선 브랜드의 가치가 기업의 수명을 좌우하는 외식업계 특성상 최근 정 회장의 경비원 폭행에 따른 손실은 금액으로 환산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자신이 식사중인데 건물 문을 닫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MPK의 주가는 정 회장의 폭행이 사건이 알려진 3일 연속 급락해 52주 최저가에 근접했다. 지난 6일 반등에 성공했지만 업계에서는 “회장의 주먹 한방에 시총 80억원이 증발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하지만 주가보다 큰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다. 정 회장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분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는 오히려 역효과만 냈다.
다섯 문장에 불과한 진정성 없는 사과문이라는 지적이 나온 것. 현재 시민단체가 정 회장을 고발하는가 하면 온라인을 중심으로 미스터피자 불매운동까지 번지는 중이다.
여기에 가맹점주들도 일제히 불만을 토로하고 나섰다. 가맹점주들은 “사과할 줄 모르는 정 회장을 대신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는 사태의 수습보다는 MPK와 가맹점주의 갈등의 연장선상에 이뤄진 일이다.
이 자리에서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측은 “정 회장은 과거에도 가맹점주에게 폭언을 하는가 하면 자신의 자서전을 강매하는 등 일상적으로 횡포를 부렸다”고 폭로했다.
정 회장이 가맹점주에게 “너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성 발언을 하거나 가맹점주의 카드결제 관련 요구에 “금치산자가 아니고 어떻게 이런 요구를 하냐”는 반박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현재의 상황을 놓고 보면, 가맹점주와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가맹점주와의 관계가 회사의 실적, 성장과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MPK와 미스터피자 가맹점주의 갈등은 앞으로도 위험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MPK 측은 단호한 입장이다. MPK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이 너무 말이 안되는 요구를 하고 있다”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사실 MPK의 경영상황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 MPK는 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지난 2001년 이후 15년만의 적자를 기록한 것. 2014년 영업이익이 1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적자 규모는 약 3년치 영업이익에 해당된다.
주력사업인 미스터피자의 점포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2014년 430개의 미스터피자 매장을 보유했던 MPK는 지난해 29개 점포가 폐점하며 411개 점포로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와 갈등은 깊어지고 있고 더불어 정 회장이 폭행사건을 일으키며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업 오너들의 횡포가 잇달아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MPK까지 이름을 올리면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며 “실적이 악화되고 점주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까지 겹쳐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