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비스는 공짜라는 인식 바꿔야 금융산업 발전"
윤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뉴스핌이 개최한 제4회 '서울 이코노믹 국제포럼' 에서 '꽉 막힌 금융산업, 大전환으로 활로 뚫어라'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4회 서울이코노믹포럼’에서 `꽉 막힌 금융산업, 大전환으로 활로 뚫어라`의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형석 사진기자 |
그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인색한 것 중에 하나가 무형서비스 가치를 지불하는 것"이라며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수수료를 지불하면 "내 돈을 내가 인출하는데 왜 수수료를 내느냐며 불만인 소비자가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가치창조경영의 핵심인 V(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치), P(가격), C(기업이 들이는 비용) 공식이 우리나라 금융산업에서는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V가 가장 높고 P가 중간, C가 제일 낮아야 하지만 금융산업에선 V가 제일 낮고 P가 중간 C가 제일 높다는 것이다. 금융산업에서 V 비중이 굉장히 작은 수준이며, 금융서비스 가치가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에서는) 생존부등식이 완전히 파괴돼 있는 점을 관찰할 수 있고,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비극은 가치 창조가 아닌 가치 파괴가 진행되고 있는 산업"이라며 "죽지 못해 사는 수준이 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현상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에 대한 지불개념이 뚜렷한 외국의 사례를 들면서 국내 금융산업에서도 이와 같은 개념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외국의 경우 6~7% 수익이 나면 1~2%까지 수수료가 발생하고 대가가 지불되니 최고의 전문가가 PB역할을 하면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고객들도 수익의 일부를 담당자에게 떼어줄 수 있는 준비가 항상 돼 있으나 우리나라 일부 고객은 관리수수료를 요구하면 거래 은행을 옮긴다고 하면서 불만을 가진다"고 밝혔다.
이에 펀드 가입시 일부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의미없는 펀드 가입과 해지, 환매가 반복되고 다는 설명이다. 성과 확보를 위해 끼워팔기, 얹어팔기, 몰래팔기 등이 성행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여러 부조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당연히 비난을 받아야 하지만 그런 상황이 성과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서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하며 악순환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무형재 보상 시스템이 너무 척박하며 우리나라 토종컨설팅회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도 서비스에 대한 보상체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에 대한 신뢰도가 약해지고 있는 원인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5년 상반기 KIF 금융신뢰지수는 86.2로, 전년대비 3.3점 하락했다.
윤 교수는 "언론이나 국민은 금융당국을 사고가 나면 모든 책임을 져야하는 '담임선생님'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금융당국은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심판'이라고 생각해야 하며 사고에 대한 책임은 사고를 일으킨 당사자가 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우리나라는 글로벌 금융산업 DNA가 약하다"며 "무엇보다 문제는 금융산업을 전체산업의 일부로 애정을 가지기 보다는 조롱하고 건설적인 비판보다 파괴적인 비판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이 수익원천을 없애버리는 제살 깎아먹기 식으로 자멸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스스로 자초한면도 있지만 반성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