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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수의 일본읽기] 우리는 일본을 모른다

기사입력 : 2014년01월28일 14:05

최종수정 : 2014년06월23일 10:47

“한국은 일본을 참 몰라요. 막상 접하다보니 생각보다 더 하더군요. 배웠다는 사람들도 예외 없이 그럽디다. 듣고 싶고 보고 싶은 것만 봐요. 심지어 한국에선 일본패망 정도는 돼야 동의를 얻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일본을 좋게 본다 싶으면 무조건 친일 쪽으로 낙인을 찍으니 알아도 묵묵부답인 연구자마저 적잖아요. 이런 식으로 근거 없는 헛소문과 편견에 사로잡혀서야 어떻게 제대로 된 판단이 되겠습니까.”

올해 여름까지 1년 간 K대학 방문학자로 와있는 일본체제 모교수의 설명이다. 일본에서 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 일본대학에서 줄곧 교편을 잡은 분이다. 환갑직전의 나이지만 워낙 타향살이가 오래된 탓인지 모처럼 만의 한국생활에 열심이다. 관련된 학회 혹은 세미나에서 자주 뵙기에 술자리를 함께 할 기회도 몇 번 있었다. 일본의 장기체제자로 경제학을 전공한 까닭에 현지감각은 물론 상황분석에 이르기까지 도움이 된다.

이분의 한국평가는 꽤 냉혹하다.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경제학을 연구해 비교적 중립적인 입장이 가능하다.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터다. 이분의 코멘트를 근거로 한 한국의 대일(對日)인식은 적어도 경제부문에 한정하면 아주 비판적이다. 진짜 속살을 모르고 피상적인 몇몇 사실만으로 일본을 재단하니 오류에 빠지는 건 필연적이다. 비슷한 시기에 정반대의 통계가 발표돼도 받아들이고 싶은 것만 강조하고 나머지는 묻어버리는 격이다. 계산(?)된 접근이라면 여론몰이에 악용될 수밖에 없고 무지의 소산이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열변과 함께 화살이 꽂히는 곳은 언론계다. 낚시질(?)에 열심인 점잖지 못한 한국매스컴의 보도관행에 일침을 가할 필요가 있어서다. 외교․역사문제를 필두로 가뜩이나 악화일로의 한일관계에 기름을 붇듯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단어를 서슴지 않는 언론관행에 대한 질타다. “아무런 도움은커녕 되레 불필요한 상황악화에 기여할 뿐”이란 판단이다.

항간엔 일본전문가가 참 많다. 일본을 좀 안다는 이는 셀 수조차 없다. 하기야 옆에 위치한데다 좋든 싫든 그간의 관계․거래도 많으니 당연할 수 있겠다. 그런데 아쉬운 건 “정말 아느냐”의 의문이다. 색안경을 낀 채 선입견만으로 슬쩍 접한 단편정보․일시경험가 전부이지 않을까 하는 혐의(?)다. 일방적인 상상력이 낳은 오판․착오일 우려다. 이런 오해는 꽤 광범위하고 고질적이다. 한일관계가 얽히고설킨 원인 중 하나다. 

필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나름 일본경제를 매일 체크하고 관련뉴스를 모니터링해본 결과 필자의 결론은 “우리는 일본을 너무 모른다”로 귀결된다. 정확하게는 “잘 아는 듯 내뱉지만 한 꺼풀만 벗겨내면 논의가 힘들만큼 진실을 멀리 한다” 정도가 아닐까. 한 나라를 평가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비교제도분석처럼 어려운 개념을 대지 않더라도 역사적인 경로에 발맞춰 장시간 설명력을 확보한 세세한 톱니바퀴가 국가전체의 시스템을 유지․확대한다는 건 당연지사다. 즉 나름대로의 역사진화의 결과다. 이런 마당에 미세혈관의 단편적인 이상증상만으로 전체적인 병세를 예단하는 건 성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베노믹스만 봐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물론 아베정권의 경기부양 정책세트는 아직 현재진행형이고 호재와 악재가 반복되는 아주 이해하기 힘든 복합방정식이다. 경제정책이란 게 다 그렇지만 기대효과와 부작용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 2013년 한국의 일본평가는 부정적이고 싸늘했다. 20년 넘은 디플레경제의 복합불황이 짐짓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 시선은 거의 없다. 기대효과보다는 부작용이 강조되며 실패 시나리오를 쓰는데 바빴다. 1년이 지났다. 정말 일본경제는 자칭 전문가들의 바람처럼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는가.

아베노믹스는 원래 2년 계획으로 시작됐다. 2014년 올해 말까지다. 신년벽두 일본 쪽 분위기는 기대이상으로 활기차다. 웃음이 늘었다. 중간평가라면 확실히 합격점 이상이다. ‘디플레→인플레’를 위한 정책유도는 먹혀들었다. 애초 우려됐던 임금인상은 기정사실이다. ‘물가상승→실적향상→임금상승→소비증가’에 시차단절의 우려는 사라졌다. 올봄 춘투 때는 기본급 인상이 확정적이다. 임금을 깎는데 매진하기 마련인 재계단체(경단련)가 먼저 올려주자고 방침을 정해줬으니 불문가지다. “월급을 올려주라”는 총리의 이례적인 주문에 성장전략에서 한몫 잡으려는 재계가 화답한 형국이다. 월급 올려주고 장기적으로 더 많이 벌면 그것도 남는 장사다.

일본은 추락했다. 아니 추락했었다. 1990년대 버블붕괴 이후 내리 힘든 시기를 보내왔다. 유동성 함정이라는 전무후무한 이상금융도 목격했고 어떻게 하면 4류 정치가 1류 경제를 망가뜨리는지도 반면교사처럼 잘 봐왔다. 그런데 딱 여기까지다. 우리는 아직도 디플레의 일본에 갇혀있다. 일본이 힘들어하는 사이 국가대표로 성장한 반도체․자동차 등의 세계적인 활약상에 고무돼 “이제 일본을 이겼다”는 잔치의 잔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상황이 변했음을 잘 모를뿐더러 알고 싶지도 않은 듯하다. 일본경제의 부활소식은 심상찮다. 체제전환이란 평가처럼 완전히 달라진 일본을 지향하고, 이를 위해 무리수마저 동원한 일본이다.

올해 우리는 일본의 부활뉴스를 심심찮게 들을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아직 진행 중이고 부작용 우려도 많아 확정하긴 힘들다. 다만 적어도 2013년에 비해 확연하게 달라진 열도의 봄 전령사를 부러워할 개연성은 높아졌다. 제대로 알아야 한다. 진실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부국(富國)을 위한 기본전제라면 특히 그렇다.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회피하면 정작 훗날 훨씬 과다한 비용․노력이 요구된다. 더 늦기 전에 일본을 알아야 대처전략도 힘을 발휘한다. 이젠 일본을 알아야 할 때다. 과거잣대와 감정기준은 버리는 게 옳다.

*프로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특임교수
-일본 게이오(慶應)대 경제학부 방문교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연구교수
-한양대 국제(경제)학 박사
-한국경제TV ′머니로드쇼 재테크 파노라마′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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