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평균자책점은 '1점대 트리오' kt가 '선발 8연승' 한화보다 우위
타선 응집력과 불펜은 한화가 앞서…25일부터 대전 주말 3연전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소리 없이 강하다. 시즌 초 바닥을 헤매지만, 끝날 때 보면 늘 상위권이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얘기다. kt는 지난해까지 5년간 이런 패턴을 반복했다. 2020년부터 3-1-4-2-5위의 최종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참여한 팀은 kt와 LG밖에 없다.
올해는 다르다. kt는 초반부터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23일 현재 LG 한화에 이어 3위다. 이 페이스면 뭔가 크게 사고를 칠 것 같다. 그런데 알아주는 이가 없다. 수원의 팬덤도 덤덤하다. 선수들도 도드라지게 스타성을 갖춘 이는 거의 없다.
![]() |
이강철 감독. [사진=kt] |
이강철 감독도 그랬다. 해태 시절 꾸준한 활약을 보였지만, 항상 1인자 선동열의 그늘에 가렸다. 2021년 kt 우승 사령탑이 됐어도 지난해 '꽃범호(KIA 이범호)', 2023년 '염갈량(LG 염경엽)'이 받은 스포트라이트엔 못 미쳤다.
올해도 kt는 단독 선두 LG와 만년 하위권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한화의 그늘에 가려 있다. 특히 한화는 8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승리를 따내는 진기록을 세우며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시속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가 즐비하다. 컨트롤 투수로 변신한 21세기 최고 투수 류현진도 건재하다.
그러나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kt는 누가 뭐래도 올해 최고의 선발투수진을 갖춘 팀이다. 팀 평균자책점 1위(2.81)다. 엔마누엘 헤이수스(1.01), 소형준(1.44), 고영표(1.65)보다 위에 있는 선발투수는 KIA 제임스 네일(0.74)밖에 없다. 윌리엄 쿠에바스(5.71)가 부진하지만 SSG에서 영입한 좌완 영건 오원석(3.29)이 14위에 올라 있다.
5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규정이닝을 채운 팀은 kt가 유일하다. 빚을 내서 돌려막기를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선발 로테이션대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한 번 맡기면 끝까지 신뢰하는 이강철 감독의 야구 철학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이 감독은 23일 수원 SSG전에선 쿠에바스가 1회에만 6실점, 3회까지 10실점하며 무너졌지만 굳이 한 이닝을 더 던지게 했다. 이를 두고 '벌투' 논란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kt는 24일 차례였던 헤이수스가 내전근 부상으로 빠져 불펜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덩달아 쿠에바스는 자신감 회복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 |
김경문 감독. [사진=한화] |
이런 kt와는 달리 한화는 3명의 투수만 규정이닝을 채웠다. 코디 폰세가 8위(2.31), 류현진이 11위(2.54), 라이언 와이스가 23위(4.58)다. 팀 평균자책점도 LG(2.95)에 이어 3위(3.59)다. kt와는 제법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한화는 이 세 명의 투수만으로도 9승 1패를 거뒀다. 반면 kt는 평균자책 1점대 트리오가 5승 2패에 머물렀다. 5명의 선발투수를 합해야 겨우 9승 5패가 된다.
한화는 김경문 감독이 풀타임 지휘를 하는 올해부터 응집력이 강한 팀으로 변신했다. 팀타율 0.246으로 7위이지만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내고, 13이닝 무실점의 마무리 김서현(6세이브)이 뒷문을 지킨다. 김 감독 역시 '믿음의 야구'를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고 있다.
상위권 순위 경쟁 중인 두 팀은 25일부터 대전에서 주말 3연전을 벌인다. kt의 꾸준함과 한화의 강렬함이 맞붙는다. 최고령 1, 2위인 김경문(67)-이강철(59) 감독의 사령탑 대결이 눈길을 끈다.
zangpab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