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크게 올랐다.
범유럽 지수를 비롯해 독일과 영국 등의 증시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3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유럽장이 끝난 뒤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 상대국에 90일 동안 10% 보편관세만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에 크게 화색이 돌았다.
하지만 전날 역대급 상승폭을 기록했던 미국 증시가 이날 개장과 함께 다시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다음주 유럽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긴장감도 감돌았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17.39포인트(3.70%) 상승한 487.28로 장을 마쳤다. 전날 3.5% 떨어졌는데 이날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널뛰기 행보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891.85포인트(4.53%) 오른 2만562.73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33.77포인트(3.04%) 상승한 7913.25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63.00포인트(3.83%) 뛴 7126.02에,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546.52포인트(4.73%) 전진한 3만4279.09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510.00포인트(4.32%) 오른 1만2307.60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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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통신은 "범유럽 지수와 독일, 스페인, 영국의 벤치마크 지수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최고의 하루를 보냈고, 프랑스 CAC 40 지수는 2022년 10월 이후 하루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페퍼스톤의 수석 리서치 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오늘 유럽 전역에서 기술적 반등을 목격했다"면서 "투자자들은 유럽 시장의 성장 하방 위험을 재평가했다"고 말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트럼프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트럼프는 9일 0시 1분에 발효된 전 세계 57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관세율을 125%로 더 올렸다.
그는 "75개국 이상이 협상을 요청했고, 어떤 형태로든 미국에 보복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관세 부과 일시중단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은 세계 시장에 보여준 존중 부족을 근거로 즉시 관세를 (104%에서) 125%로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미 백악관은 10일에는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25%가 아닌 145%라고 수정 발표했다.
유럽은 중국과 달리 대화와 협상의 길을 택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오는 15일 부과하기로 결정했던 보복관세를 유예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주목했다"며 "협상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상호관세 일시 유예로 시장에 안도감이 퍼졌지만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짙게 드리워져 있어 시장에는 여전히 강력한 우려와 불안감이 감지됐다.
브라운 전략가는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10% 관세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며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며 "앞으로 90일은 불확실성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유럽 시장의 공포지수인 유로스톡스 변동성지수는 37을 기록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17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을 97%로 보고 있다. 또 올해 연말까지 세 차례 인하 결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든 주요 섹터가 상승을 기록한 가운데 은행과 기초자원, 에너지 섹터가 각각 5.2%, 3.8%, 2.5% 올랐다.
금리에 민감한 은행주는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