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확충' 이 시장 답변에 김 청장 "작은 도로에 남 탓"
시의원 무시 지적도..."책임 전가 말고 구정 집중해야" 비판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김제선 대전 중구청장이 대전시의원이 제기한 도로 인프라 확충안을 '작은 일'로 치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이 시장에게 전가하는 모습까지 보여 단체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10일 오전 김제선 중구청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대전시청 기자실을 찾아 언론과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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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10일 오전 대전시청 기자실을 방문한 김제선 중구청장. 2025.04.10 nn0416@newspim.com |
이 자리에서 김 청장은 그간의 성과와 중앙정치 등에 대해 설명하던 중 지난달 21일 이장우 대전시장이 중구 현안과 관련해 지적한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이장우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인데 반해 김제선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단체장이다.
앞서 이장우 시장은 대전시의회 제28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민경배(국민의힘, 중구3) 대전시의원 시정질의에 대해 김제선 중구청장의 '의지'가 필수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이 시장은 운남로 도로 이사동 연장안 요구에 대해 "해당 지역이 이사동과 호동 수목원 등이 연결되는 만큼 당연히 연결돼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구청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있어야 한다. 김제선 구청장이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 우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구 클래식 음악 전용 공연장을 거론하며 중구 정치인들이 원도심 발전에 이제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도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김제선 청장은 이 시장의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청장은 "당시 이장우 시장이 저를 언급하셨던데 남탓을 하는(건 문제다)"라며 구청장 책임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근데 심지어 그 현안도 작은 도로 내는 것에 불과했다. 그런 작은 일에 '남탓'을 하다니 좀 아쉽다"고 이 시장을 비판했다. 이어 "우리 선출직은 어려움이 있어도 자신이 책임지고 (문제를) 풀겠다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사동 도로 연장은 구청장에게 사업시행이 위임된 사안이라는 점이다. 자치구가 개설 계획을 수립해 요청하는 경우 시와 구가 협의해 시비 지원을 검토하게 된다.
대전시의회 자료에 따르면, 시는 운남로 개설사업에 그간 특별조정교부금 11억원을 지원했는데, 올해는 GB 주민지원사업비 10억원을 확보했고 내년에도 10억원을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즉 이미 시는 관련 사업에 추진 의사가 있는 만큼 김 청장의 주장대로 오롯이 시 책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청장이 지역구민 대표로 선출된 시의원이 필요성을 제시한 사업을 '작은 일'이라고 치부한 것은 의회를 무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민경배 의원이 지원을 요청한 도로 연장 건은 도로 인프라 구축을 통한 중구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제시된 안건이었다. 그런데 이에 대해 가장 세심히 살펴야할 구청장이 "그런 작은 일"이라고 치부한 것은 구청장으로서 올바른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역 한 정치인은 "구청장에게 '크고 작은 일'이 어딨고 구 발전에 '내탓 네탓'이 어디 있겠느냐"며 "특히 시의원이 공개적으로 요청한 사안을 무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 지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정치가 아닌 바른 구정을 펼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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