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상호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오는 10일부터 모든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34%에서 84%로 50%포인트 상향한다고 밝혔다. 관세는 오는 10일 오후 12시1분(중국 표준시)부터 발효된다. 이날 중국이 추가로 부과한 관세율은 미국이 중국에 추가로 부과한 관세율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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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 트럼프 미 대통령(우)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미국 정부는 5일부터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10%의 기본 상호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오늘부터 한국을 비롯해 60여 개 국가에 대해 최소 11%에서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특히 관세 보복을 천명한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의 34%에 5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해 최종 관세율이 104%로 뛰었다.
국무원은 "미국 정부가 전날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 관세의 세율을 34%에서 84%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는 잘못된 조치이며,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규칙에 기반한 다자간 무역 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별도로 중국 상무부는 이날 시에라네바다, 쉴드AI 등 미국 군수기업 6개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아메리칸 포토닉스, 에코다인 등 미국 12개 기업에 대해서는 이중용도품목(민간과 군사 용도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기술) 수출을 통제키로 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패닉에 휩싸이고 있다.
높아진 시장 불안에 채권 시장의 매도세가 확대되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4%를 넘어섰다. 이날 아시아 거래에서 10년물 금리는 장중 4.5%도 뚫고 올라섰다. 시장 불안 속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 수익률의 이 같은 상승에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때의 미국 국채시장 발작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3% 넘게 하락하고 있으며, 뉴욕 증시 개장 전 미 주가지수 선물도 2% 넘게 빠지며 미 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무역전쟁이 전면적으로 확산하며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속 이날 국제유가도 7% 급락하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