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미만 땐 날개...독주체제 굳히고 대선고지 선점
100만원 이상 시 최대 위기...대세론 꺾이고 경쟁력 흔들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운명이 26일 결정된다. 이날 오후 있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결과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100만 원 이상이냐, 미만이냐에 따라 이 대표의 대선 출마 여부와 1위 독주 대세론, 본선 경쟁력, 당 장악력의 향배가 결정된다.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초미의 관심은 형량이다. 이 대표의 정치 미래는 100만 원 미만이냐, 이상이냐에 달렸다. 무죄 또는 100만 원 미만이면 날개를 달겠지만 100만 원 이상이면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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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등'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은 이 대표가 지난 2월 18일 대장동 의혹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당장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시 곧바로 시작되는 조기 대선 출마 여부도 여기에 달렸다. 100만 원 미만이면 최대 약점인 사법 리스크를 털고 대선에 나설 수 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걱정할 이유도 없다. 5개의 재판을 받고 있지만 적어도 급한 불을 끄게 되는 것이다.
대선 독주 체제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 대표는 30% 초중반대의 지지율로 독주하고 있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다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당내 경쟁자인 비명(비이재명)계 후보들의 입지는 더 줄어들 게 확실하다. 사실상 당의 후보로 확정되는 수순으로 봐도 무방하다. 당내 경선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당 장악력은 더 확고해질 것이다. 총선 과정에서 '비명 횡사' 공천을 통해 사실상 반대파를 정리하고 친명(친이재명) 정당을 만들었다.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 이 대표를 흔들 변수는 더 이상 없다. 사실상 확고한 이재명당이 되는 것이다.
대선 본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최대 약점인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난다면 여당의 '범죄자 프레임' 공격을 방어하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은 이 대표에겐 호재다.
100만 원 이상이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당장 대선 출마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 100만 원 이상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가 이 대표 2심 선고 뒤로 밀리면서 대선 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윤 대통령 선고를 앞당기려 필사의 노력을 기울여 온 이유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을 경우 출마할 수 있지만 대선 기간 내내 엄청난 공격을 받을 것이다. 당장 당내 경선부터 후보들이 사법 리스크를 물고 늘어질 수 있다. 이 대표의 독주 체제나 대세론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당내 비명계 경쟁자들의 입지가 커지면서 그들의 협공을 받을 수 있다. 힘겨운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할 것이다. 지지율이 추가 하락한다면 후보 교체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후보로 확정돼도 사법 리스크는 대선 내내 이 대표를 괴롭힐 것이다. 본선에서도 사법 리스크는 주요 쟁점이 될 게 확실하다. 여당은 범죄자 후보라는 프레임으로 총공세를 펼 것이다. 특히 이 대표가 당선돼도 대선 후 형이 확정되면 대통령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논란도 뜨거워질 수 있다.
이 대표의 당 장악력도 떨어질 수 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대표직도 내놔야 한다. 입지가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은 사실상 2심 선고에 달렸다.
leej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