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 납세의식 36.3%…10년 새 절반 '뚝'
국민 10명 중 6명 "납부한 세금 대비 정부 혜택 없어"
"납세의식 제고→납세순응행위 강화…세수확보 도움"
'세금(稅金)'. 민주주의 국가에서 세금은 나라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스스로 납부하는 일종의 '시민권의 연회비'입니다. 헌법에도 납세의 의무는 국민의 6대 의무 중 하나로 명시했습니다. <뉴스핌>은 제59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세금의 역사와 납세의 중요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합니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세금이요?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줄여서 내고 싶죠. 제가 낸 세금 대비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도 없잖아요. 가급적이면 안 내고 싶은 게 다 같은 마음 아닐까요?"
지난 10년간 국민들의 세금 납부 인식이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 대비 정부 혜택이 낮다는 인식도 절반을 넘어섰다.
안정적인 세수확보를 위해서는 국민의 납세의식을 높이고, 납세순응행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 '세금은 국민 의무' 비율 10년 새 반토막…부정응답↑
6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2024 국민 납세 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이 세금을 정직하게 납부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63.3%로 나타났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부정적 응답을 한 비율은 36.7%로 집계됐다.
세금 납부 시 드는 생각을 묻는 질문에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고 답한 비중은 41.9%로 가장 많았다. '국민의 기본의무이기에 전부 낸다'는 비중은 36.3%, '탈세는 범죄고 처벌받을 수 있기에 전부 낸다'는 응답은 12.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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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본의무이기에 전부 낸다'는 답변은 지난 2012년 조사(64.8%) 때보다 28.5%포인트(p) 낮았다. 국민 납세의식이 10년 새 반토막이 난 것이다.
현금 증여 1억원을 정직하게 신고할 지 묻는 질문에는 무려 55.1%가 '아니오'로 응답했다. '예'라고 답한 비중은 44.9%에 불과했다.국민 절반 이상이 탈세를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금 매출 1000만원을 정직하게 신고할 지 묻는 질문에는 51.4%가 '네'라고 답했다. 나머지 48.6%는 '아니오'로 응답했다.
소득, 자산 등 경제적 능력에 따라 세 부담이 높은지에 대한 인식으로는 긍정응답이 54.2%를 차지했다. 부정응답은 45.8%였다.
특히 납부한 세금 대비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에 관해 묻는 질문에 61.0%는 '낮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단 8.0%만이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세를 저지른 사람이 과세 관청에 발각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62.6%가 '낮다'고 응답했다. '높다'고 답한 비율은 37.3%였다.
또 소득 미신고 적발 시 벌금이나 형사 처벌 수준에 대해서는 47.5%가 '낮은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3.0%에 불과했다.
◆ 납세의식 강화가 납세순응행위로…"조세 형평성 제고 필요"
조세연은 설문조사를 통해 국세청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탈세의 발각 가능성이 높고 처벌 강도가 강하다고 인식할수록 납세순응행위가 강화된다고 분석했다.
납세의식이란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려는 가치관으로, 개인에게 내재적으로 형성되는 의식이다. 반면 납세순응은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좋든 싫든 법과 규정에 따라 납기 내 세금을 납부하는 행위로, 자발성의 개념이 필요하지는 않다.
국가의 세입 관점에서 납세의식보다 납세순응이 더 직접적으로 중요한 개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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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5.03.05 plum@newspim.com |
조세연은 납세의식 제고가 건전한 납세 문화를 형성해 납세순응행위를 강화한다면, 국민의 납세의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 역시 중요한 정책이라고 봤다.
특히 유사한 경제적 수준의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세 부담이 높다고 생각할수록 납세의식은 낮아진다.
만약 자신이 낸 세금보다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많다고 느낀다면 납세의식은 높아진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조세정책연구실장은 "납세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세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납세자로 하여금 자신이 부당하게 세금을 납부한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납세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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