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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비이성적 과열'과 골드버그들 FOMO의 결말은

기사입력 : 2025년02월14일 16:39

최종수정 : 2025년02월14일 16:39

온스당 3000달러 목전
무엇이 금값을 띄우나
모멘텀 지속될까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2월13일(현지시각) 장중 온스당 2942.70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고, 선물도 온스당 2956.30달러까지 뛰었다.

금 현물 가격은 최근 고점을 기준으로 2025년 초 이후 12% 급등했다. 같은 기간 4.2% 오른 S&P500 지수와 약보합을 나타낸 달러 인덱스, 1% 선에서 완만하게 오른 비트코인을 모두 앞지른 셈이다.

월가에서는 금값이 배블런재(Veblen goods)와 같은 움직임을 연출하고 있다는 냉소도 나온다. 배블런재란 사람들의 선호가 가격 형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가격이 오르면서 선호도 역시 상승하는 재화를 뜻한다.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상승, 일반적인 경제학 논리와는 동떨어진 움직임이다. 트럼프의 관세가 금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추측부터 인플레이션 경계감, 정책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금값 상승을 정당화하려는 논리가 꼬리를 문다.

그럴 듯한 설명이지만 밑바닥에는 골드 버그(gold bugs)의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기회를 놓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가 깔려 있다는 것이 월가의 진단이다.

◆ 금값 상승 '팩트 체크' = 지구촌 투자자들이 말 그대로 '골드러시'를 연출하는 가운데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추측들이 꼬리를 물고 등장하는 모양새다.

최근에 금값의 고점을 높인 데는 두 가지 요인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가 온스당 42달러로 책정된 금 보유량을 현재 시세대로 재평가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골드바 [사진=블룸버그]

이 경우 미국 대차대조표의 자산은 8000억달러 가량 늘어나게 된다. 2024 회계연도 1조8000억달러에 달한 재정 적자와 위험 수위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고, 국채 발행에 따른 시장 금리 상승 압박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해법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금 보유량에 대해 시가 평가를 적용할 경우 국채 발행 물량이 줄어들어 국채 가격과 달러화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금값이 오르는 논리로 연결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금을 포함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은 달러화가 오를 때 하락 압박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차입이 줄어든다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금 매입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두 번 째는 이달 10개 중국 보험사들이 각 업체의 대차대조표 가운데 1%를 실물 금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허가를 받았는데 전체 규모가 대략 270억달러에 이른다는 주장이다.

대규모 수요는 통상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중국 보험사의 금 매입 허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문제다. 무엇보다 이 같은 규정 변경이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수 개월 전부터 널리 알려졌던 사실이다.

또 한 가지, 구매가 허용되는 것과 실제 매수는 별개의 사안이다. 특히나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에 오른 상황에 중국 보험사들이 금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최대 한도를 채울 것으로 장담하기는 힘들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최근 몇 년간 금 시장에서 '큰 손'으로 활약했다. 중앙은행은 수 개월 동안 매수를 중단했다가 2024년 마지막 2개월 동안 15메트릭톤을 사들였다.

하지만 상하이에서 거래되는 금의 프리미엄은 일반적으로 위안화 약세에 상승하는데 2025년 들어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중국의 수요가 금값 최고치 랠리를 견인하는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이와 관련, 투자 컨설팅 업체 반다 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관세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기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2025년 들어 금값 상승이 대부분 아시아 거래 시간이 아니라 뉴욕 시간대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실리는 주장이다.

◆ 모멘텀 지속될까 = 최근 금값 랠리를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990년대 후반 닷컴 랠리에 내린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진단을 떠올린다.

모멘텀 펀드들이 금값의 신고가를 추격하며 '사자'에 나섰지만 이 같은 유형의 자금은 자산의 상승 속도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급속하게 역전되는 경향을 보인다.

금 현물 가격 1년 추이 [자료=블룸버그]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선물 계약의 복잡한 금 인도 과정이 공매도 압박을 약화시킨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금이 이자 수입을 제공하지 않으면서 작지 않은 보관 비용을 발생시키는데 런던과 토론토, 심지어 취리히의 보관소에서 뉴욕으로 금 현물을 운송하면서 전혀 새로운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 상황.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대규모 아비트라지(차익거래) 기회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그런데도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년간 금 랠리에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최근 들어서야 자금 유입이 급증하는 모양새다.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이라는 '불변의 진리' 역시 최근 금값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준이 주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지난 1년간 2% 선에서 유지됐고, 5년 선행 인플레이션 스왑은 2.5% 선에서 등락하는 상황이다.

도이체방크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할 것으로 보이는 모든 관세와 상대편의 보복을 감안하더라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최대 0.4%포인트 올리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1년간 45%에 달하는 금값 상승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게이브칼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금값을 올린 변수들은 대부분 널리 알려진 재료인 데 반해 하락 촉매제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풀 꺾일 경우 금값의 상승 모멘텀 역시 주저앉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울러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뚫고 오를 뿐 아니라 고점에서 상당 기간 유지되지 않을 경우에도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게이브칼 리서치는 경고한다.

 

shhw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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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이번 시즌 끝으로 무조건 은퇴"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은퇴할 뜻을 밝혔다. 김연경은 1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의 주역이 되며 팀의 8연승을 이끈 뒤 열린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시즌이 끝나면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할 생각이다"고 깜짝 발표를 했다. 흥국생명 김연경. [사진 = KOVO] 9일 김해란의 은퇴식 때 "해란 언니를 따라가겠다"고 말한 의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코트를 떠나겠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김연경은 "좀 더 빨리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죄송하다"면서 "얼마 남지 않은 시합 잘 마무리할 거고 많은 분이 와서 제 마지막 경기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조금씩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오랫동안 배구를 해왔고, 많이 고민했다. 주변 얘기도 있었고.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 시즌 잘 마무리하고 제2의 인생을 살기 위해서 그런 선택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팀과도 은퇴에 대한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날 GS칼텍스와 경기에서도 팀 내 최다인 19점을 얻으며 37세의 나이거 무색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zangpabo@newspim.com 2025-02-1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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