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한국시간 21일 새벽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 금융 시장은 "취임 첫날에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공언해온 트럼프의 발언에 긴장하고 있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점은 한국시간 오전 7시경 예상되는 대통령령 서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100건이 넘는 대통령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만일 첫날 대통령령으로 발표하는 관세 인상 대상국에 일본이 포함되는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면 일본 주식의 붕괴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한국시간 21일 오전 1시 반(미 동부 시간 20일 오전 11시 반)부터 수도 워싱턴의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자신의 두 번째 대통령 취임식을 치른다. 취임식은 추위로 인해 40년 만에 실내에서 열리며, 오전 2시부터 취임 선서와 연설을 한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대통령령 서명은 오전 7시경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취임식 직후 대통령령에서는 트럼프가 내세우는 정책의 핵심, 상징적인 것 중 대통령령으로 실행 가능한 것을 최대한 추진할 것"으로 예측하며, 특히 추가 관세가 초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취임 첫날 중국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수입품에 추가로 10%,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극장'의 제2막은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고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의 기우치 다카히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입 규모가 큰 일본이나 독일을 포함한 유럽연합(EU)도 대상이 되면, 21일 일본 주식시장은 동요할 것이다. 이달 안에 3만5000선을 밑도는 주가 하락 국면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일본이 관세 인상 대상국이 됐을 경우 매도세에 휘말릴 것으로 보이는 것은 자동차株다. JP모간증권은 "미국이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일률적으로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동차 섹터의 영업이익은 개별 기업에 따라 20%에서 많게는 10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JP모간의 니시하라 리에 수석 전략가는 "실제로 관세가 도입되면 실적 전망과 주가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며 "일본 시장 시가총액 최대인 토요타자동차나 혼다 등 주요 자동차 주식이 매도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했다.
토요타의 자동차 생산 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에서는 2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의 국외 추방 등도 경계하고 있다. 미국 내 노동 수급이 경색되고 건설업계 등에서 인력 부족이 발생할 경우, 미국에 진출한 일본의 주택 건설업체의 실적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주식 시장이 붕괴되면 일본은행(BOJ)의 금융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주 BOJ 총재, 부총재의 연이은 금리 인상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오는 23~24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SBI증권의 도우케 에이지 수석 채권 전략가는 "그러나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 BOJ가 금리 인상을 보류할 리스크는 30~40%의 확률로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하락해 BOJ의 금리 인상 보류 전망이 높아지면 외환 시장에서는 엔화 매도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