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 털고 '배드민턴 여제' 복귀 알려
새해 첫 국제대회 우승... 상금 10만달러 획득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건강한 안세영'이 배드민턴 여제의 위력을 되찾았다. 무릎 부상을 털어낸 세계 1위 안세영은 세계 2위 왕즈이를 정신없이 몰아붙이며 압도했다. 왕즈이에 통쾌한 설욕승을 거두고 새해 첫 국제대회인 말레이시아 오픈 2연패를 달성했다.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12일(한국시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2위 중국의 왕즈이에 45분 만에 2-0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트로피를 안으며 우승 상금 10만1500달러(약 1억5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안세영 12일 BWF 월드투어 슈퍼1000 말레이시아 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의 왕즈이에 승리를 거두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 = BWF] |
안세영은 88년 역사의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안세영은 경기 후 "정말 기쁘다. 새해를 승리로 시작하는 건 상쾌하다"며 "최근 왕즈이에게 두 차례 패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빨리 잊고 교훈을 얻는 게 중요하다.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를 즐겼다"고 돌아봤다.
안세영은 지난 7일 열린 32강전에서 세계 35위 리네 크리스토페르센(덴마크)을 2-0(21-12 21-13)으로 꺾었고 16강전에서는 베트남의 응우옌 투이 린(34위)을 38분 만에 2-0(21-15 21-15)으로 완파했다. 8강전에선 미국 국적의 중국 선수 장 베이웬(15위)에게 16분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이어 4강전에서 태국의 라차노크 인타논을 상대로 50분 만에 2-0 완승을 거뒀다.
결승전 상대 왕즈이는 지난해 기량이 급성장하며 '안세영 천적'으로 떠올랐다. 역대 상대전적에선 안세영이 8승 4패로 앞서 있었지만 최근 안세영이 2연패했다. 물론 안세영이 부상을 안고 치른 경기였지만 지난해 10월 덴마크 오픈 결승과 12월 월드투어 파이널 준결승에서 왕즈이에게 연거푸 고배를 들었다.
1게임 초반 안세영은 왕즈이와 시소게임을 벌였다. 왕즈이의 날카로운 스매싱에 고전하면 8-11로 인터벌에 들어갔다. 후반 상황이 급변했다. 안세영이 9연속 득점을 올리며 17-11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3연속 실점하며 추격 당했으나 안세영은 왕즈이의 흐름을 끊고 20-17로 게임 포인트에 먼저 올랐다. 안세영의 구석구석 찌르는 샷에 다리가 무뎌진 왕즈이의 헤어핀이 네트에 걸려 게임을 가져왔다.
2게임은 결승전답지 않게 안세영의 일방적 승리였다. 안세영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쳤고 왕즈이의 표정엔 지치고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초반부터 세계 1위는 세계 2위를 코트 좌우 앞뒤로 훈련시키듯 몰아쳤다. 안세영은 11-2, 9점차로 벌리며 인터벌에 들어갔다. 후반 역시 철벽 수비와 적절한 하프 스매싱 공격을 섞어가며 왕즈이를 농락했다. 결국 안세영은 20-7까지 달아나며 챔피언십 포인트를 만들었다. 경기를 포기한 듯한 왕즈이의 샷이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며 안세영은 '여제의 귀환'을 알리는 사자후를 토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