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JFL 스즈카, 홈관중 동원 노리고 2026년까지 임대계약 연장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중장년 한국 축구팬에게 그는 '미워라'였다. 태극전사와 경기 땐 늘 한국 골문을 위협하는 일본의 골잡이였기 때문이다. 다음 달 만 58세가 되는 왕년의 축구 스타 미우라 가즈요시가 아직도 프로 무대를 누빈다. 희끗희끗한 머리를 휘날리며 환갑까지 뛸 모양이다.
올해 일본프로축구 J1리그(1부)로 승격한 요코하마FC는 일본풋볼리그(JFL) 소속 아틀레티코 스즈카에 지난해 임대한 미우라의 이적 기간을 2026년 1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임대 계약 연장 발표는 이번에도 미우라의 등번호에서 착안해 11일 오전 11시 11분에 이뤄졌다.
미우라 가즈요시. [사진 = 요코하마FC] |
일본 축구팬의 반응은 차갑다. 미우라의 재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실력이 있으면 나이는 상관 없지만 지금의 미우라에겐 그 실력이 없다. 프로 선수가 아니다"라는 반응이다. 미우라의 공식전 마지막 골은 스즈카에서 뛰던 2022년 리그 최종전에서 기록한 페널티킥 득점이다.
그럼에도 스즈카가 미우라와 임대 계약을 연장한 이유는 엄청난 홈 관중 동원 효과 때문이다. 미우라가 2023년 포르투갈 2부리그 올리베이렌세로 임대되자 스즈카와 JFL 관중 수는 반토막났다. 지난해 6월 돌아온 미우라와 곧바로 임대 연장 계약에 나선 이유다.
체력이 달리는 미우라는 늘 후반 추가시간이 임박한 시점에 교체 출전하며 최고령 출전 기록 경신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JFL 최종전에서 자신이 가진 리그 최고령 출전 기록을 57세 272일로 늘렸다.
하지만 미우라는 요코하마 구단 홈페이지에 "1분 1초라도 피치에 서서 한 골이라도 더 많이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1967년 2월 26일생 미우라는 15세이던 1982년 고교를 중퇴하고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일본 J리그 출범(1993년) 전인 1986년 산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일본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A매치 89경기에 출전해 55골을 기록했다.
프로팀에서는 브라질을 시작으로 일본,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호주에 이어 포르투갈을 합쳐 6개국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요코하마로 2005년 이적했고, 지난해 6월 올리베이렌스(포르투갈 2부)에서의 임대 기간을 마치고 복귀한 뒤 바로 다시 일본 축구 4부리그 격인 JFL의 스즈카로 임대됐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