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한국에서 공연한 대규모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 2024'(투란도트)의 연출가가 공연을 수 시간을 앞두고 하차하며 논란을 빚었다.
22일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막한 '투란도트' 공연 수 시간을 앞두고 연출 다비데 리버모어는 "서울에서 공연할 '어게인 투란도트' 프로덕션의 예술적 결과물과 완전히 결별한다"며 "나의 작품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공연은 박현준 총 예술감독 연출로 진행된다.
리버모어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어게인 2024 투란도트'의 연출을 맡았다. 제작사는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로 박현준 한강오페라단 단장이 총감독을 맡아 이끌어왔다.
연출 다비데 리버모어 [사진=오페라 오스트레일리아] |
리버모어는 "제작진과 연출가 사이의 건설적인 대립은 일반적인 관행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러한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는 협력이 아닌 비전문적인 아마추어 수준의 권위주의적 강요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제작진은 장이머우 감독의 공연 무대 동선을 복사하도록 강요받았으며, 이는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현준 총예술감독이 합의된 계약상의 지급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고도 강조했다.
제작사 측인 '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그동안 박현준 감독은 여러 차례 2003년 상암 투란도트 버전으로 준비하기를 요구했으나, 그들은 제작진의 의도를 듣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투란도트를 연출하려고 했다"며 "제작진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과정에서 생긴 갈등인데 상식에서 굉장히 벗어난 행동을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오페라 '어게인 투란도트 2024' 포스터. [사진=2024 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 |
이어 "무대 준비가 한창인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개런티를 요구해 박현준 감독이 불가 입장을 밝혔다"며 "한국에 오면 유럽 및 현지 개런티의 3배를 요구하는 그들의 습성과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한국 공연계와 오페라계를 우습게 알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투란도트'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자코모 푸치니의 대표 작품이다. 박 감독은 2003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공연을 올리며 '야외 오페라 붐'을 일으켰다. 올해 당시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목표로 플라시도 도밍고, 세계적인 테너이자 지휘자인 호세 쿠라 등을 기용했다.
갑작스레 연출이 빠지면서 이날 첫 공연은 예정된 시간을 30분 넘겨 공연을 시작했으며 일부 관객이 환불을 요구하는 등 항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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