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100일·200일 내 백신 개발 추진
세계는 mRNA 백신 개발 3상 단계 진입
한국은 mRNA 백신 개발 임상 초기 단계
전문가 "예산·관련 기술 함께 투자해야"
미국 3조 투입 vs 한국 4년간 5000억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했지만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10년 내 코로나19 수준의 팬데믹이 재발할 확률은 27.5%에 달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종감염병이 발생한 직후 단기간 내에 백신개발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10년이나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백신개발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세계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개발을 두고 경쟁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발 빠르게 관련 연구개발을 하지 않으면 상당 부분 해외 기업에 선점당할 우려가 있다. 또 국민의 건강 안전이 위험에 빠질 가능성도 커진다.
전문가들은 다음 감염병 팬데믹은 내년에 올 수도 있고 20년 후까지 안 올 수 있지만 위험 팬데믹을 가정할 경우 10년 안에 올 수 있다고 전망한다. 3년 안에 mRNA 백신 개발을 끝내야 다음 팬데믹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질병청, 100일·200일 내 백신 개발 추진…비임상·임상 초기단계 그쳐
질병관리청은 해외 제약사 도움 없이 100 또는 200일 만에 백신을 개발하기위해 mRNA 백신 플랫폼을 확보 전략을 추진해 미래 팬데믹 대응 준비를 한다. 병원체에 대해 임상 1단계와 2상 정도의 안전성과 용량이 확인된 시제품이 사전 확보활 경우 100일이내 백신 또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전략이다. 유사성이 높은 시제품이 확보될 경우 200일 내 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100일/200일 백신·치료제 개발 전략 [자료=질병관리청] 2024.12.15 sdk1991@newspim.com |
그러나 세계 주요 국가가 mRNA 백신 개발 임상 2상~3상을 진행하는 단계와 달리 한국은 뒤처져 있다. mRNA 백신 기술을 개발하는 국내 주요 기업은 대부분 비임상 연구개발과 임상 초기 단계다.
GC녹십자는 인플루엔자 mRNA 백신 개발 중이지만 현재 비임상 단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감염병혁신연합) 지원 하에 일본뇌염과 라싸열 mRNA 백신을 개발하지만 비임상 또는 기초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홍기종 가천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해외에 비해) 10년 정도 늦은 상황"이라며 "기술은 갖췄지만 아직 제품을 최종적으로 만들지 못해 코로나19 당시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수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한국이 mRNA 백신 기술을 개발하지 못한 채 신종 감염병을 맞게된다면 한국은 코로나19 mRNA 백신 지속 구매해야 한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가 코로나19 mRNA 구매에 쓰인 돈은 총 7조6000억원에 달한다.
홍 교수는 "신변종감염병 mRNA백신사업단은 임상 1상까지 갔다"며 "한국이 앞으로 해야 할 것은 제품을 만들고 임상 3상까지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 미국,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3조 투입…전문가 "예산·관련 기술 투자해야"
해외와 달리 국내가 비임상 연구개발이나 임상 초기에 머무른 이유는 연구자의 부족이다. 홍 교수는 mRNA로 여러가지 실험을 하는 기업이나 전문가가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계는 자본력이다. 질병청이 mRNA 백신 플랫폼 확보에 투입할 내년 예산은 254억이다. 예비타당성 면제 관련 사업안에 따르면 2028년까지 약5000억원 내외 비용이 투입될 계획이다.
반면 미국 모더나는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연구개발비와 구매계약비를 합쳐 24억8000만 달러(한화 3조5540억8800만원)을 투자했다. 미국 화이자는 19억5000만 달러(한화 2조7945억4500만원)을 들였다. 독일은 3억7500만유로(한화 5620억4250만원)을 쏟아부었다.
특히 일본은 이례적으로 정부가 코로나19 기간동안 3개 제약사에 9300억원을 투자해 끝내 mRNA 백신 플랫폼 구축에 성공했다. 공모 방식으로 가능성 있는 민간제약사 선정하고 연구 실시 경비 등을 지원했다.
홍 교수는 "일본 정부가 9300억원을 투입한 것은 맞지만 암 개발을 위해 10년 전부터 끌고 온 기술이 있다"며 "수천억 이상의 민간자본이 들어갔고 일본 정부가 결과를 보자고 결정하면서 투자를 시작했다"고 했다.
한국도 지난 3년 동안 연구진을 굉장히 많이 키운 상태다. 30~40팀 이상이 돌아가고 세계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임상 2상과 3상은 돈의 문제라 비상한 수단과 규모로 투자해야 한다. 정상적으로 지원할 경우 최소 2년에서 3년 안에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을 끝낼 수 있다.
예산만 투입하면 신종감염병 대응을 잘할 수 있을까. 홍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mRNA 백신 플랫폼 개발 예산 투입뿐 아니라 관련된 기술도 같이 키워야 한다.
홍 교수는 "mRNA 백신 기술이 만들어지면 다음 팬데믹 대응을 위한 기본은 갖췄지만 정말 잘할 수 있을지 모른다"며 "미국 공중보건과 생의학 연구를 총괄하는 국립보건원(NIH)가 같이 추진하는 구조기반 항원 개발 등과 같은 기술을 같이 수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희창 국립감염병연구소 소장은 "학교, 산업계, 연구소, 정부 모두가 전체적으로 같이 노력해야 한다"며 "모두의 협조 하에 이끌어나가야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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