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시 중증화율 불과 0.89%
한국 기초·추가 백신 접종률 높아
미국보다 누적 사망자 32배 낮아
세계, mRNA 백신 개발 두고 경쟁
인류가 코로나19를 극복했지만 전문가들은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라며 경고하고 있다. 10년 내 코로나19 수준의 팬데믹이 재발할 확률은 27.5%에 달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종감염병이 발생한 직후 단기간 내에 백신개발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10년이나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의 백신개발 현주소와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신종 팬데믹 대응의 핵심은 백신 개발이다. 특히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기술을 보유하면 전통적인 방법보다 백신 개발 속도가 빨라 3~6개월 내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 아울러 암, 희귀질환 백신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
◆ 코로나19 백신 접종시 중증화율 불과 0.89%…한국, 사망률 주요국가보다 낮아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백신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질병청이 국내 역학 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유행하던 2021년 8월부터 12월까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5.51%였다. 반면 백신 접종군의 중증화율은 0.89%에 불과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영국, 독일보다 코로나19 백신의 기초 접종뿐 아니라 3‧4차 추가접종률이 높은 편이다. 한국의 기초 접종률은 86.5%다. 독일 76.2%, 영국 75.2%, 미국 69.5% 순이다. 한국의 3‧4차 접종률은 79.8%에 달하는 반면 독일 77.7%, 영국 59.8%, 미국 44%다.
코로나19 백신의 예방접종률은 사망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누적 사망 건수는 3만4474건이다. 반면 미국은 113만1819건으로 한국에 비해 사망 건수가 32배 높다. 영국 22만4106건, 독일 17만3044건이다.
코로나19 당시 백신에 이용된 mRNA는 우리 몸속 세포에 스파이크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역할을 한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와 동일한 돌기 단백질이 체내 세포 표면에 돋아나도록 mRNA를 주입해 면역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mRNA 기술은 기존 백신과 대비해 신속할 뿐 아니라 활용 효과도 뛰어나다. 백신, 희귀질환 치료제 등으로 다양한 분야로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세계는 mRNA 백신 개발 두고 경쟁 구도…미국, 콤보백신도 개발 중
세계는 이미 mRNA 기술 선점에 뛰어들어 경쟁 구도에 들어갔다. 팬데믹 상황에서 백신 기술 역량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생명공학기업인 모더나는 다양한 질병을 대상으로 10년 이상 mRNA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코로나19부터 인플루엔자, RSV(RS바이러스 감염증) 등 30개 이상의 mRNA 백신을 승인 또는 개발 중이다. 감염병 외에도 암 백신 등 12종을 개발한다.
특히 모더나와 머크와 협력한 흑색종 백신은 임상 3상 단계까지 집입했다. 독감·코로나 등 여러 감염병을 1회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는 콤보백신도 개발해 국내 기업 독감백신 시장을 위협한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제약업체인 화이자는 코로나19 때 세계 최초로 mRNA 기반 백신을 개발했다. 코로나19 부터 인플루엔자, 수두, 콤보백신 등 7개의 mRNA 백신을 승인 또는 개발한다.
독일 암 백신 개발업체인 바이오엔텍은 인플루엔자, HSV, 결핵, 말라리아 등 개발 중인 10개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한다. 독일 제약회사 로슈는 mRNA 기반 새로운 종류의 약물을 개발한다. 바이오엔텍과 로슈는 췌장관세포암 백신 임상 2상 준비 중이다. 일본과 중국도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해 팬데믹에 대비한 mRNA 백신 플랫폼을 구축했다.
홍기종 가천대 의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플랫폼은 일종의 복사기처럼 인플루엔자에 관련된 백신을 금방 개발하고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실제로 접종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에 갖춰져 있다면 보통 플랫폼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