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기밀 유출에 경영제약 불가피"
탄핵정국에 거부권 무산...내년 3월 시행 예상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증언법'이 통과되자 재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법은 기업인을 언제든지 국회에 소환하고, 필요에 따라 기업 기밀을 공개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 증언법은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 증언법은 개인정보 보호와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서류 제출과 증인 출석을 거부할 수 없고, 해외 출장과 질병 시에도 화상 연결 등을 통해 국회에 원격 출석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또 국정감사 뿐만 아니라 중요 안건 심사와 청문회에 불출석할 경우 증인에게 동행명령을 할 수 있다는 규정도 포함됐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이 열리고 있다. 2024.12.13 leehs@newspim.com |
당초 이 법은 기업 기밀 유출과 경영 활동의 제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됐다. 그러나 탄핵 정국으로 거부권 행사가 어려워지면서 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3월부터 법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 시행이 가시화되면서 재계는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장 큰 우려는 국회의원의 요구에 따라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무조건 제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기밀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재계 총수들이 국회의 요청만으로 언제든 국회에 출석해야 하고, 동행명령까지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헌법상 과잉 금지 및 사생활 침해 금지 원칙, 개인정보보호법이 정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법안 반대토론에서 "사람을 강제 구인하는 것은 무서운 것이고, 대단히 무거운 책임이 따르는 권력 행사"라며 "(동행명령제는) 매우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동행명령장을 남발하고 나서 이를 지키지 않으면 모두 처벌받게 하겠다는 것으로, 결국은 국회가 무소불위 절대권력을 휘두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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