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원 투자로 아시아나항공 주식 63.9% 취득
아시아나항공 경영진 내정…내년초 임시주총서 확정
양대 국적사 체제 종결…마일리지 통합 등 과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 절차에 돌입한 지 약 4년 만에 관련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1988년 아시아나항공 탄생 이후 36년 동안 이어진 양대 대형 국적사 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양사 합병으로 2년뒤 탄생하는 통합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000억원을 투자, 신주 약 1억3157만주(지분율 63.9%)를 취득했다.
대한항공 B787-10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
2020년 12월 계약금 3000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3월 중도금 4000억원 등 총 7000억원을 미리 지급했다. 이날 오후 잔금 8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에 오는 12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다.
당초 이달 20일까지 신주 인수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기업결합 승인 이후 날짜가 당겨졌다.
대한항공은 약 2년간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독립 운영하며 CI 교체, 내부 통합 등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미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을 내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1월 16일 아시아나항공 임시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이사와 주요 경영진이 선임될 것이 유력하다. 아시아나항공 신임 대표이사에는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전무)가 거론된다.
통합대한항공은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고정자산이 투입되는 항공산업 특성상 항공기 가격, 임대료 협상 등에서 강점을 나타낼 수 있으며 정비비, 조업비, 자산, IT인프라, 시설조업비 등에서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발생할 시너지를 연간 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비슷한 규모의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특히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마일리지 통합 절차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6개월 안에 구체적인 마일리지 통합 방안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기간 동안 각 사의 사업전략에 따라 독립적으로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객들에게 있어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하겠다"며 "공정위 등 유관 기관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