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상승 시 매출 늘어도 영업익 줄어들 수 있어
이달 글로벌 전략회의서 스마트폰 생산량 감축 검토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 투표 불성립으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내년 초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 S25도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환율 급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생산량 감축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24 울트라 [사진= 삼성전자] |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23일경 갤럭시 S25 출시를 위한 언팩 행사 개최를 예정하고 있다.
당초 이번 갤럭시 S25 시리즈는 인공지능(AI) 기능을 좌우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부품 원가 상승으로 가격 상승이 전망됐다.
삼성전자가 이번 갤럭시 S25 시리즈에 퀄컴의 모바일 AP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갤럭시 S25 시리즈 뿐만 아니라 내년 스마트폰의 전반적인 가격인상은 이미 예상됐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의 평균 가격은 365달러(52만2899원)로 내년에는 이보다 5% 오른 385달러(55만1551원)가 될 전망이다.
이는 모바일 AP 가격 인상이 반영된 예상치로 여기에 갤럭시 S25의 가격은 비상계엄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1435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10일 달러/원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26.9원을 기록했다. 탄핵 표결 불발로 불확실성이 급등하면서 환율이 1450원선을 넘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스마트폰의 수입 부품 비용이 증가하면서 갤럭시 S25 시리즈의 국내 출고 가격이 인상될 수 있다. 당초 예상한대로 퀄컴의 모바일 AP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 가격 인상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원가 상승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NW)사업부는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3000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매출 30조5200억원, 영업이익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5% 줄었다.
부품 원가 인상으로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내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 MX사업부는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생산량을 2억2940만대로 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당초 목표 생산량인 2억3700만대보다 1000만대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올해 삼성전자가 판매 목표로 정한 2억6000만대와 비교하면 11% 가량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스마트폰 생산량 감축을 이달 중 열리는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이 맘때 진행해온 행사"라며 "생산량과 판매량 등 수치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어렵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다니엘 아라우호 MX사업부 기획그룹장 상무는 지난 3분기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도는 금리 인하 영향으로 거시 경제 안정화가 예상된다"며 "스마트폰 시장도 소폭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년 갤럭시 AI 고도화 바탕으로 플래그십 중심 매출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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