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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국악관현악단 '남다른 기품', 세종문화회관서 10일 무대

기사입력 : 2024년12월05일 13:18

최종수정 : 2024년12월05일 13:18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오는 1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단장 이승훤)의 2024년 실내악 시리즈 두 번째 무대인 '남다른 기품'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세대 국악 작곡의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이고운, 홍수미, 이유정의 작품을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실내악단 'SMTO 앙상블'이 세밀한 호흡과 독특한 색채로 선보인다.

10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공연 '남다른 기품'을 개최한다. [사진=세종문화회관]

'남다른 기품'의 가장 큰 장점은 악기 본연의 소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은 연주자의 섬세한 호흡까지도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하며 국악 앙상블의 조화와 아름다움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공연은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이 예술감독을 맡고, 부지휘자 이재훈이 지휘한다.

작곡가 이고운은 한국 전통 장단과 리듬을 탐구하며 국악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홍수미는 대담한 스케일과 실험적인 음악적 기법을 통해 새로운 음악적 경계를 개척하는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유정은 섬세하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풀어내며 독창적인 감성을 담아내고 있어 큰 관심을 모은다. 

1부에서는 국악 실내악 앙상블 중 독주 악기의 매력을 강조한 작품들이 연주된다. 이고운 작곡의 '송하맹호'(아쟁 김상훈, 피아노 김예리), 홍수미의 '만월'(가야금 홍세린, 해금 김현희, 피아노 김예리), 이유정의 '멀고도 가까운'(대금 이나래, 앙금 송승은, 장구 박환빛누리)이 무대에 오른다. 각 작품은 국악 악기들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더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다.

작곡가 이고운 [사진=세종문화회관]

2부는 관현악곡을 실내악 편성으로 재구성한 무대가 이어진다. 2022년 KBS 국악대상 판소리상을 수상한 김율희를 비롯해 서울시합창단 단원 등 특별한 출연진들이 함께하며, '판소리와 실내악을 위한 '적벽''(판소리 김율희, SMTO 앙상블), 홍수미의 '여성 정가와 실내악을 위한 '매초명월''(정가 이선경, SMTO 앙상블), 이유정의 '여창, 혼성합창과 국악앙상블을 위한 'Life......, Still Life!''(정가 김나리, 소프라노 류경임, 알토 박은혜, 테너 류신기, 베이스 신배윤, SMTO 앙상블)이 연주된다.

이승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장은 "실내악은 연주자의 기교와 호흡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르로, 연주자와 작곡자의 조화가 중요하다. 이고운, 홍수미, 이유정 작곡가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감성을 더해 국악 창작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라며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 1부 : 국악 실내악 앙상블 독주 악기의 매력을 선보이는 무대

공연의 1부는 세 작곡가의 앙상블 곡으로 구성되며, 이고운 작곡의 '아쟁과 피아노를 위한 '송하맹호''로 시작한다. 이 작품은 단원 김홍도와 그의 스승 강세황이 그렸다고 알려진 '송하맹호도'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되었다. 송하맹호도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호랑이의 위엄, 익살스러운 눈빛, 생생한 에너지를 아쟁과 피아노를 통해 표현한다. 특히 대아쟁의 활주법을 다각도로 실험하며, 강한 현 긋기, 두 개의 현을 동시에 긋는 중음주법, 보잉의 여운을 살리는 기법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독특한 음색을 구현한다. 베이스의 저음의 거칠고 처연한 울림이 애절한 정서를 만들어내며, 국악기의 깊이 있는 소리를 한층 더 극대화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아쟁 수석단원 김상훈과 피아니스트 김예리가 독특한 감성과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음악감독, 지휘 이승훤 [사진=세종문화회관]

홍수미 작곡의 '만월(滿月)'은 예로부터 기원의 대상으로 여겨진 만월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가야금 부수석단원 홍세린과 해금 부수석단원 김현희가 피아노와 함께 연주하며, 짙은 어둠 속에서 고요히 빛나는 만월을 향한 깊은 소망과 간절한 기도의 정서를 음악으로 풀어낸다. 밤의 고요함과 만월이 지닌 신비로운 아우라를 통해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밤과 그 속에 깃든 사람들 다양한 모습을 음악을 전한다. 섬세한 선율과 깊이 있는 표현이 돋보이는 이 곡은 연주자들의 호흡과 조화를 통해 더욱 빛을 발할 예정이다.

이유정 작곡의 '멀고도 가까운 : 대금, 양금, 타악을 위한 3중주'는 케테 콜비츠 전시에서 깊은 인상을 바탕으로 작곡되었다. 다양한 음색과 주법, 연주자의 호흡과 숨결을 활용한 농음을 통해 대금의 섬세한 매력을 드러낸다. 또한 양금과 타악기의 정교한 조화를 통해 밀도 높은 앙상블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대금은 수석단원 이나래, 양금은 송승은, 타악기는 부수석단원 박환빛누리가 연주한다.

◆ 2부 : 조화로운 실내악 편성과 뛰어난 협연자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

1부에서 독주 악기들이 가진 개별적 매력을 만날 수 있었다면, 2부에서는 조화로운 실내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세 작곡가의 대규모 관현악 작품으로 앙상블로 새롭게 편곡해 한층 더 섬세하고 밀도 있는 구성을 선보인다. 특히 판소리와 정가 등 사람의 목소리가 악기와 어우러지는 점이 돋보이며 이는 음악적 깊이를 더하는 주요 특징이다. 소금, 대금, 피리, 생황, 해금, 양금 가야금, 거문고, 대아쟁, 타악기 등으로 구성된 11~12명의 SMTO 앙상블과 판소리, 정가, 4중창이 함께 어우러져 다채롭고 풍성한 무대를 완성한다. 이를 통해 실내악이 가지는 조화와 국악 앙상블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깊이 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고운 작곡가의 '판소리와 실내악을 위한 '적벽''은 중국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를 기반으로 한 판소리 '적벽가'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는 적벽대전을 다룬 호방하고 장쾌한 작품으로, 오나라 손권과 촉나라 유비가 조조의 대군을 물리치는 '적벽화전'의 일부를 담고 있다. 무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과 명장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생동감 넘치고 유쾌하게 표현되었다. 이 곡을 위해 2022년 KBS 국악대상 판소리상을 수상한 김율희가 출연한다.

정가 김나리 [사진=세종문화회관]

홍수미 작곡의 '여성 정가와 실내악을 위한 '매초명월''은 율곡 이이(1536-1584)의 한시에서 영감을 받아 매화를 통해 내면을 정화하는 체험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달빛, 물결, 서리, 눈, 맑고 찬 기운 등 시어를 정가의 맑은 음색에 담아내며, 여성 정가 이선경이 이를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이유정 작곡의 '여창, 혼성중창과 국악앙상블을 위한 'Life....., Still Life!''는 삶과 죽음, 그리고 다시 삶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탐구한 작품으로, 퇴계 이황의 시조에서 깨달음을 얻어 탄생했다. 여창 김나리와 사중창, SMTO 앙상블이 함께 연주하며 깊은 의미를 표현해낸다. 작곡가 이유정은 독일 바덴-뷔릍템베르크주 현대음악협회와 슈투트가르트 윈프리드 뵐러 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아드 리비툼(ad libitum)(2024/25) 작곡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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