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 대전시의원, 교육청 행감서 수행평가 성적처리 문제제기
"배점이 6점, 5점씩인데 어떻게 소수점이?"...교육청, 문제 인식 조차 못해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 일부 고등학교들이 기준을 어기며 재량에 따라 수행평가 성적을 매겨 온 것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기엔 대전시교육청이 무책임하게 부실하게 관리한 결과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진오(국민의힘, 서구1) 의원은 대전시교육청 감사관 대상으로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고등학교 수행평가 성적 업무 처리 부적정을 지적했다.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11일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진오(국민의힘, 서구1) 의원이 대전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1.11 nn0416@newspim.com |
대전시교육청은 2024년도 자체감사 결과, 대전시 내 고등학교 10곳이 '수행평가 성적처리 부적정'으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고 조치 횟수만 19회나 된다.
김 의원은 "수행평가 점수 기준에 따르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점수가 나왔다, 심지어 이건 일부 학교만 조사한 결과"라며 일선 학교가 수행평가 점수를 기준이 아닌 교사나 학교 자의적으로 매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진오 의원이 공개한 '종합감사 세부내역'를 살펴보면, 모 고등학교의 2023학년도 수학Ⅰ 과목의 배점은 10, 8, 6, 4점으로 구성돼 있다. 때문에 점수 총합은 짝수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막상 일부 학생 점수가 19점이나 17점, 15점, 11점으로 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23학년도 생명과학Ⅰ 과목에서도 평가요소에 따라, ▲6점, 5점, 4점 ,2점 ▲7점, 6점, 5점, 3점 ▲7점, 6점, 5점, 3점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 조합으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19.5점 등 소수점 결과들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수행평가는 0.1점 차이로 대입 당락이 결정되는 중요한 내신 요소라는 점이다. 내신성적은 시험(중간+기말) 시험과 수행평가로 구성되며, 수시 전형 중 특히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이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때문에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신의 일부인 수행평가 점수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를 평가하는 교사나 학교가 기준을 따르지 않고 자의적으로 채점하고 있었던 것이 행감을 통해 드러났다. 학생들에게 '공정'을 가르쳐야 하는 학교 최일선에서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에도 교육청은 묵인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진오 의원이 이차원 대전시교육청 감사관에 "해당 점수를 받은 학생 중 이를 이의신청한 경우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차원 감사관은 "아직까진 이의신청이 없었던 걸로 안다"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학생들이 배점기준과 달리 교사가 점수를 매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하느냐"고 꼬집자 이차원 감사관이 "아직 파악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이 감사관의 다소 무책임한 발언에 김 의원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점수를 봐라, 초등학생도 저게 말도 안되는 결과라는 걸 알거다"라며 "임의적으로 점수를 준거다, 기준을 무시하고 막 준 거 아니냐"며 질책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교육청이 해당 문제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경고' 조치를 할 정도면 심각한 게 아니냐"며 "그런데 왜 전수 조사를 하지 않고 그때그때 땜빵 식으로 감사했느냐"며 교육청의 적극적인 조사와 전수조사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행감 직후 <뉴스핌>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오늘 지적한 부분은 2024년도 자체감사 결과에 불과하다, 과거에 얼마나 많은 이러한 문제가 있었는지 알수도 없다, 지금도 기준에 따르지 않은 평가가 이뤄지고 있을지 모를 지경"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기준도 없이 점수를 주게 되면 결국 교사 입맛에 맞는 학생에게는 좋은 점수를 주는 폐해가 일어날 것 아니냐"며 "교육청이 관련한 사안에 대해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 교육위원으로서 피해 현황과 대책 방안 마련까지 반드시 살펴볼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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