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글로벌 대관 조직 강화...외부 인사 영입 추진
한경협, '미국통' 류진 회장 중심 한·미 재계 소통 가교 역할 강화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재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관세 인상 및 보조금 축소 등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예고한 각종 정책 변화들이 미국에 공장 등을 대규모로 투자한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재계는 미국 현지 대관 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 트럼프 2기 정부 정책 변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 삼성·SK 등 글로벌 대관 조직 강화...외부 인사 영입 추진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SK, 현대차, LG그룹 등 4대 그룹은 미국 등 글로벌 대관 조직 강화에 나섰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해외 법인 관리와 현지 정·재계의 소통을 맡은 글로벌 대관 조직인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했다. 또 SK그룹은 북미 대관 컨트롤타워인 'SK 아메리카스'를 바탕으로 트럼프 2기 인사들과 접촉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그룹도 해외 대관 조직인 'GPO(Global Policy Office)'를 사업부 급으로 격상시켰다. LG그룹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대응 총괄조직인 글로벌전략개발원을 가동중이다.
지난 2022년 열린 제34차 한미재계회의 총회 [사진=뉴스핌DB] |
재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9년 방한때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전후로 관련 네트워크 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현지 대관 조직의 인원을 늘리고 트럼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외부 인사 영입 작업도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서한을 보내 "한미 양국은 지난 70년간 굳건한 안보 동맹을 기반으로 긴밀한 경제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왔다"며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미국 제조업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상의는 미국 경제계의 오랜 파트너로서 양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미국 기업은 물론 정부 기관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양국의 협력 기회를 창출하고, 오랜 파트너쉽이 더욱 굳건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경협, '미국통' 류진 회장 중심 한·미 재계 소통 가교 역할 강화
한국경제인협회와 류진 회장도 트럼프 정부와 국내 재계간 소통 창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류진 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과거 정권을 가리지 않고 한미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해 왔다.
류 회장은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 7월 기자간담회에서 류 회장은 "민주당은 미국기업을 보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트럼프는 미국에 투자한 기업을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하기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간단하게 소통할 수 있으니까 편한 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협은 내달 미국 워싱턴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를 열고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전 한미 재계 소통을 개시한다. 한미재계회의는 한경협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양국 경제협력 및 유대 강화를 목적으로 1988년 설립한 민간 차원의 최고 경제협력 논의기구다. 류 회장은 지난해부터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경협 관계자는 "한국의 대표 대미 경제 창구로서 양국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내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35차 한미재계회의'를 시작으로 우리 경제계의 목소리를 미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