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 "해외 담론 형성 촉진할 것"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전수용 원장이 한국문학번역원의 오랜 숙원 사업인 '번역대학원 대학교' 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수용 신임 한국문학번역원(번역원) 원장은 1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았다.
번역원은 번역하고 출판하는 것을 넘어, 한국 문학의 깊이와 매력을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교두보로 도약한다는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한국문학의 수요를 확장하고, 세계 독자들의 질적 이해도 또한 제고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전수용 신임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사진=한국문학번역원] 2024.11.11 alice09@newspim.com |
번역원은 이를 위해 ▲한국문학 해외 담론 형성 ▲글로벌 문학 네트워크 강화 ▲한국문학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전 신임 번역원장은 "올 8월 번역원장에 취임했다. 앞으로 번역원이 성취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으로 새로운 축을 세우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에 한국문학의 해외 담론 형성을 촉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문학의 흐름을 저술한 후 외국에로 번역해 내보내면 저술하는데 3년, 번역 2년, 약 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문학 해외담론 촉진은 현지어로 바로 한국 문학에 대한 번역을 확신시키면 어떻겠는가 하는 발상에서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전 원장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고차원적인 학술 차원에서 담론 형성도 필요하고 대중적인 담론의 확산도 있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문학에 대한 지식을 담론을 유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 학술대회 행사에 참여하기도 하고, 참여를 지원하기도 하려고 한다. 대중적인 차원에서는 한국문학 리뷰 대회를 열 예정이다. 한국문학 리뷰 대회의 경우 올해 예산이 부족해서 하지 못했는데 내년에는 다시 할 생각"이라며 "또한 문예지 전문가 기고 확대 등을 통해 한국문학에 대한 전문적 깊이와 대중적 접근성을 함께 갖춘 글로벌 담론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뒷받침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번역원은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 단순한 문학작품 소개를 넘어 한국·세계 문학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국제적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느껴 ▲글로벌 문학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한다.
전 원장은 "서울국제작가축제를 중심으로 국내외 작가·번역가·출판인이 서로 교류하는 국제 문학 네트워크를 강화하려 한다. 해외 출판인 교류사업과의 유기성을 강화해 한국문학 저작권 거래를 활성화 시키고 번역원 개최 포럼과 연계해 한국문학의 학술적 논의를 심화하고 해외 한국학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전수용 신임 한국문학번역원 원장 [사진=한국문학번역원] 2024.11.11 alice09@newspim.com |
번역원의 오랜 숙원사업이 바로 '한국문학 번역대학원 대학교' 설립이다. 번역원은 2001년부터 44개 언어권 총 2171건 번역·출간을 지원했다. 출간 종수가 가장 많은 영미권(미국·영국)과 일본어권, 프랑스어권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있었다.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은 일본에서 출간된 이래 20만 부 이상 판매됐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번역아카데미는 비학위과정으로 국내외에서 실효성이 낮은 상태이다. 이에 지난달 11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국회의원은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에 전 원장은 "K콘텐츠는 저희 도움 없이도 번역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질이 고르지 않기 때문에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지 않나 싶다. 최근 몇 년간 한국문학이 K문학이라는 독자적 브랜드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영국 가디언지에서 K팝, K영화의 뒤를 이어서 한류의 차기 강세 분야는 문학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번역아카데미 운영하는 걸 옆에서 지켜보니까 이 일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문학번역원은 7개 국어의 번역가를 길러내고 있다. 현재 번역아카데미 정규과정을 통해 연 30명 내외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다는데 80~90%가 원어민"이라며 "대학원대학교 설립은 교육부 허가를 통해 석·박사 과정에 준하는 정식 학위과정으로 전환하고, 정식 학위를 받은 원어민 졸업생이 졸업 후 본국에 돌아가 한국문학 교수, 에이전트, 번역가 등으로 활동할 수 있으며 한국문학 및 문화 세계화의 최전선에서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원장은 번역대학원 대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를 언급했다. 그는 "2016년 부커상 수상 이후부터 한강 작가에 대한 해외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번역원에서는 한강 작가의 책을 28개국 언어로 76건 번역·출간했고, 번역원의 가장 큰 혜택을 누린 작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번역원의 올해 정부 예산은 전년 대비 14%(사업비 기준) 삭감됐다. 내년 예산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과 관련해 이정근 번역원 경영기획본부장은 "현재 문학출판 지원 예산이 23억이다. 내년에는 31억 정도로 증액이 된다. 특히 해외 출판 지원 사업이 300건 정도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 확대 지원하려고 한다. 번역료가 낮아진 상태인데, 번역가 처우를 개선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