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사천에어쇼서 KF-21 최초 지상 전시
KAI, AI·메타버스로 관람객 관심 집중
한화에어로·LIG넥스원도 주력상품 전시
[사천(경남)=뉴스핌] 김아영 기자 = "KF-21은 소리부터 다르다. 하늘 찢어지는 거 아니야?"
시험비행이 시작하기 전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있는 관람객들. [사진=김아영 기자] |
오는 27일까지 경남 사천비행장에서 진행되는 '2024 사천에어쇼'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단연 KF-21이었다. 관람객들은 KF-21 앞에 모여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시범 비행시간에는 '엄청나다'라는 감탄을 쏟아냈다.
지상에 전시된 KF-21 모습. [사진=김아영 기자] |
KF-21은 국산 기술 항공기로는 최초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며 한국 항공기 개발 역사를 다시 쓴 항공기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KF-21은 이번 사천에어쇼에서 최초 지상 전시되며 시범 비행도 첫선을 보였다.
지난 24일 개막한 이번 에어쇼는 사천시와 대한민국 공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공동 주최했으며 총 9개 분야 85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홀수 연도는 사천시 행사로, 짝수 연도는 공군과 함께 개최한다. 올해는 공군과 함께 개최하는 첫 번째 에어쇼다.
KAI뿐만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국내 대표 방산 기업들도 이번 에어쇼에 부스를 마련했다.
관람객들이 KAI 전시관을 구경하고 있는 가운데 KAI 관계자가 한 관람객에게 전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아영 기자] |
관람객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였던 곳은 KAI 부스다. KAI는 FA-21, FA-50, KFVL(한국형 차세대 고속 기동헬기) 동축반전형‧틸트로터형 등을 전시했다.
KAI 체험전시관. [사진=김아영 기자] |
특히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프로그램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것에 관람객들은 흥미를 느꼈다.
진주에서 부모님 손을 잡고 체험학습을 온 김민철 학생(11)은 "조종사가 꿈이라 다양한 비행기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좋다"며 "비행기 내부까지 보기는 힘들어 아쉬웠는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고 해 등록하고 순서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KAI는 기술교범(IETM) 3D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IPS 교육 가상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쉽게 말해 전투기를 정비하거나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들어있는 책자를 3D 도해를 적용해 전자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 전투기 모델은 KF-21이 적용됐다.
원격 정비를 직접 체험 중인 기자 모습. [사진=김아영 기자] |
기자도 현장에서 대기 후 직접 체험했다. 시뮬레이터를 보기 위한 장비를 착용하면 눈앞에 전투기 내부 상황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컴퓨터 마우스를 통해 화면을 옮겨 다니듯 컨트롤러를 이용하면 전투기 내부 어느 곳이든 이동할 수 있었다.
책자형 교재보다 현실감 넘치고, 현실에서는 작동할 수 없는 내용(기총 발사 과정·사출 과정)을 가상현실을 통해 교육함으로써 고객들의 이해의 폭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부품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고 수리 과정을 익히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외부 연동 기술을 통해 고객이 군수 정보 체계로 바로 접속해 부품 청구까지 가능하게 만든 점도 눈에 띄었다.
더 나아가 KAI 정비사와 공군 정비사가 가상공간에서 만나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정비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하다고 KAI 측은 설명했다. 이 경우 유지‧보수(MRO) 서비스에도 적용 가능하다.
KAI 관계자는 "정비는 관련 인력이 현지로 이동해야 하는 시공간적 제약이 큰 영역"이라면서 "원격정비가 가능하면 제약이 사라지게 되므로 가동률 증가와 유지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항공엔진 모형을 구경하며 신기해하는 유치원생들. [사진=김아영 기자] |
옆 공간에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스에서는 항공 엔진을 볼 수 있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공 엔진 완전 국산화를 위해 만들어진 모형"이라며 "KF-21과 사이즈는 똑같지만 출력과 연료 감소율을 10%씩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엔진 국산화를 위해서는 소재가 굉장히 중요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64종 가운데 17종이 개발됐다.
LIG넥스원 부스에 전시된 AESA레이더. [사진=김아영 기자] |
LIG넥스원은 AESA레이더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KGGB 모형을 전시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전투기를 국산화시켰으니 무기를 국산화해야 하는 게 다음 단계"라며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을 개발하고 있고, 향후에도 미사일들을 하나씩 국산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KAI는 사천에어쇼를 국제적 수준의 우주항공방위산업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주청 개청에 따른 우주항공방위산업의 전략적 육성과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서다.
강구영 KAI 사장은 "사천에어쇼가 우리나라의 우수한 국방력과 미래 우주항공 전력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수출까지 이뤄지는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랙이글스가 에어쇼 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아영 기자] |
한편, 2024 사천에어쇼에서는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와 호주 폴베넷 에어쇼팀의 곡예비행도 관람할 수 있다.
곡예 비행 중인 호주 폴베넷 에어쇼팀. [영상=김아영 기자] |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