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유업·서울우유에 이어 동원F&B도 'A2우유' 생산 대열에
동원 '덴마크 A2 우유' 준비 단계...조만간 출시 예정
'2030년 A2우유 전면 전환' 서울우유 목표에...후발주자 합류 주목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동원F&B가 'A2우유' 대열에 합류한다. 국내 유업체가 생산하는 세 번째 A2우유다.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2030년까지 A2우유 전면전환을 선언한 가운데 국산 우유의 프리미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최근 축산공장인 정읍공장에서 '덴마크 A2우유'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개발 및 준비 단계를 거쳐 판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당 제품은 연세유업, 서울우유에 이은 국내 유업체가 직접 생산하는 세 번째 A2우유가 될 전망이다.
앞서 동원F&B는 지난 5월 제주 지역업체와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덴마크 유기농 A2 우유'를 선보이고 백화점과 가정(배달) 경로로 소량 판매를 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A2우유에 대한 수요를 확인한 만큼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직접 생산 준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서 시민들이 유제품 가격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뉴스핌DB] |
A2우유는 A2단백질을 보유한 젖소에서 얻은 우유를 말한다. 소화장애 유발물질(BCM-7)이 낮고 모유성분과 가까워 일반 우유 대비 소화흡수력이 좋은 프리미엄 제품이다.
A1·A2단백질 우유가 섞여 있는 일반 흰 우유와 달리 A2우유는 A2단백질을 가진 젖소만 분리 사육해 생산한다. 호주의 A2밀크컴퍼니가 2003년 세계 최초로 A2단백질 유전자를 감별해 내놓은 것이 'A2우유'의 시초다. 국내에는 유한건강생활이 A2밀크컴퍼니의 '뉴오리진A2 밀크'를 수입판매하며 알려졌다.
저출산으로 성장한계에 부딪힌 국내 유업체들은 A2우유 중심의 우유 프리미엄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맘카페 등에서 '배앓이 없는 우유'로 입소문을 타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A2우유는 최근 유가공업계 핵심 제품으로 부상했다.
특히 서울우유가 '2030년까지 국산 원유를 A2우유 원유로 전면 교체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서울우유는 지난 4월 'A2+우유'를 출시하고 이같은 목표를 내걸었다.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우유 시장 완전 개방에 대비해 A2우유를 국산 우유 경쟁력을 확보할 방안으로 수립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우유는 2020년부터 A2우유 개발을 시작, 약 80억원을 투입했다.
당시 최경천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앞으로 국내 유업체는 A2우유를 만들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평가의 기준이 될 것"이라며 우유 시장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서울우유의 흰 우유 시장 점유율 40%를 웃돈다.
[사진= 서울우유협동조합] |
실제 A2우유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A2단백우유'를 생산한 연세유업은 출시 1년 만인 이달 기준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또 A2프로틴, A2요거트 등 A2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서울우유의 'A2+우유'는 출시 5개월만인 지난 9월까지 180ml 기준 누적 판매량 2000만개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전체 흰 우유의 3% 수준인 50t을 A2 우유로 생산하단 계획이다. 이후 2030년 연간 생산량 69만3500t 전량을 A2 원유로 전환할 방침이다.
동원F&B도 조만간 '덴마크 A2우유'를 선보인다. 동원F&B 관계자는 "현재 '덴마크 A2우유' 생산을 준비 중이다"라며 "출시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 2·3위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은 당장 A2우유 출시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각각 소화가 잘되는 우유, 맛있는 우유GT 락토프리 등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대응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관련해 일반 우유 대비 30% 이상 비싼 가격 등은 A2우유를 비롯한 프리미엄 우유 시장의 장애물로 지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우유 시장에서 A2우유 비중은 아직 1%도 채 되지 않는다"며 "2026년 저렴한 해외 우유 개방이 예정된 상황에서 A2우유가 국산 우유의 경쟁력으로 작용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