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오는 11월 12일부터 2025년 1월 5일까지 세종미술관 1관과 2관에서 기획전시 '판화 오디세이'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판화의 기원이 된 새김의 역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판화의 변천사와 현재의 위치를 조망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판화 오디세이'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전통 판화가 갖는 의미와 그 독특한 새김과 찍어내기의 확장성이 현대 예술에 미친 영향을 되짚어본다.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사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목판 인쇄술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그에 걸맞게 뛰어난 판화 작가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판화는 여전히 대중에게 다소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장르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 판화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예술적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홍재연 작가 판화 작품. [사진=세종문화회관] |
◆국내외 현대 판화의 정수 : 판화를 다루는 작가 작품을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나다
이번 전시는 판화의 세밀한 표현력과 제작 과정에 담긴 작가의 시간 등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며, 국내 원로 판화 작가부터 중견·신진 작가, 그리고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총 29명의 국내 작가와 4명의 해외 작가가 참여해, 동서양의 현대 판화를 다채롭게 선보인다.
국내 작가로는 이상욱, 김구림, 김형대, 김상구, 오윤, 이상국, 홍재연, 곽남신, 김승연, 김준권, 김억, 임영길 등 원로와 중견작가를 비롯, 현대 판화를 이끄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들 외에도 서효정, 이서미, 최혜민 등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신진 작가들의 작업이 포함된다. 해외 작가로는 알렉스 카츠, 우고 론디노네, 프랭크 스텔라,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이 소개되며, 판화의 개념을 다양한 매체로 확장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현대 판화의 예술적 세계 : 판화의 예술적 표현미 집중
이번 전시는 현대 판화의 예술적 표현미를 중심으로 주제별로 총 6개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은 기법적 분류나 연대순이 아닌 자연, 사람과 동물, 사물 등 일상의 소재와 추상이라는 주제로 나누어져, 각 주제에 따른 작가들의 다채로운 예술적 감각을 살펴볼 수 있다.
칼로스 작가 판화 작품. [사진=세종문화회관] |
첫 번째 섹션인 '새김의 시작'에서는 조선시대 목판 등 다량 생산 기반의 유물을 통해 판화의 기원을 조망한다. 두 번째 섹션인 '자연의 숨결'에서는 김승연, 이상국, 김준권 등 14명의 작가가 자연을 주제로 한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우리의 모습' 섹션에서는 오윤, 권순왕 등 9명의 작가가 인물과 동물을 주제로 한 작품을 소개하며, '일상의 경계'에서는 김구림, 강승희, 배남경 등 8명의 작가가 사물을 중심으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혼돈 속 질서'에서는 김형대, 김상구 등 7명의 작가가 추상적 표현에 집중한 작품을 전시한다.
마지막 섹션인 '개념의 무한함'에서는 판화의 개념이 기법, 재료, 매체로 확장된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코딩을 활용한 디지털 미디어 아트가 주목받고 있으며, 김노암 평론가는 코딩과 판화의 유사성을 언급하며 두 분야가 패턴 생성과 복제라는 본질적인 특징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이 섹션에서는 최혜민, 서효정, 미디어아티스트 칼로스의 작품을 통해 재료의 경계를 뛰어넘는 판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가이자 미술평론가 김노암 : 판화를 제작하는 과정과 코딩의 유사성 강조
"판화는 하나의 이미지나 패턴을 조각한 후, 그 조각판을 이용해 여러 번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유사하게, "코딩도 기본적으로 어떤 패턴(알고리즘, 코드 구조)을 만들고, 그 패턴을 컴퓨터가 여러 번 반복적으로 실행하거나 복제하도록 하는 과정"이라고 하며 두 분야 모두 복제와 패턴 생성의 본질적인 특징을 공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작가와 함께하는 판화 체험, 가족이 함께하는 예술 프로그램 제공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판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판화 전문 연구기관인 PARC(Print Art Research Center)와 협력해 판화 공방을 재현한 특별 존을 마련, 동판 프레스, 종이함, 종이 건조대, 브레이어, 쇠 브러쉬 등 판화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도구들을 전시한다. 또한, 판화 제작 과정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원철 작가 판화 작품. [사진=세종문화회관] |
전시와 더불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되는 '판화 인쇄 체험'에서는 전문가의 지도 아래 다양한 판화 기법을 배우고 직접 자신의 작품을 제작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자들은 판화의 매력을 몸소 느끼며, 창작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상시 프로그램으로 '크리스마스 오너먼트 및 연말 판화 카드 제작 체험'이 준비돼 있다.
볼록판화 스템프를 활용한 이 프로그램은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며, 교육적 경험과 더불어 창작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방학 기간 동안 교육적이고 창의적인 체험을 통해 판화의 세계를 더욱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는 세종미술관 1관과 2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은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관람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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