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건물 화장실에서 성기를 노출한 채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김재은 판사)은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석모(36)씨에게 벌금 300만원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각 3년간 취업제한을 명하기도 했다. 

법원 로고 [사진=뉴스핌DB]

판결문에 따르면 석씨는 지난해 9월 서울 강서구의 2층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바지를 내려 성기를 노출한 채 계단을 내려가던 A씨를 불러 세웠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구했다. 

단 석씨는 세면대에서 소변이 튄 손과 성기를 닦던 중 A씨가 열려있는 화장실 문으로 피고인의 모습을 봤을 뿐, 사진을 찍어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무용 건물의 남녀공용 화장실에서 출입문을 열어놓고 성기를 씻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고인은 사건 직후 위 건물에서 나와 A씨에게 사과한 점을 고려하면 목격자의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한 석씨는 화장실은 공연성이 인정되는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음란행위를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으면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건물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적고 퇴근 시간 무렵이었으나, 매일 범행 장소를 지나가는 사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음란행위를 한 경우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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