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 브랜드 론칭 움직임 거세
현대홈쇼핑, 전담 부서 신설키도
여전히 송출 수수료 협상 난항에
탈TV 움직임 더해 판로 확장 '적극적'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홈쇼핑 업계가 분주하다. 올해 2분기 실적 호조 이후 생존을 위한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어서다. 브랜드를 단독으로 들여오는 단독 라이선스 브랜드(LB) 발굴에 주력한 데서 더 나아가 자체적인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고객을 직접 채널로 끌어모으는 노력도 엿보인다.
다만 수익성 회복을 위한 움직임은 절실하지만 여전히 송출 수수료가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도 송출 수수료 협상 입장차가 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홈쇼핑이 지난 9일 가을‧겨울(FW) 시즌을 맞아 신규 단독 브랜드 '어반어라운드'를 론칭했다. [사진=현대홈쇼핑 제공] |
◆ '자체 브랜드 론칭' 움직임 활발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홈쇼핑 업계는 잇달아 단독 브랜드 론칭에 나섰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9일 감성 타운웨어 브랜드 '어반어라운드'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올해 4월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브랜드 '머티리얼랩'에 이어 반년만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패션 PB(자체브랜드) 개발을 전담으로 하는 '패션랩'을 신설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도 전략 브랜드 '릴리오(LiLiO)', '우바(UVA)'를 연이어 론칭했고, 신세계라이브쇼핑도 기존 단독 패션 브랜드인 블루핏과 에디티드에 이어 '에디션S'라는 브랜드를 지난달 신규 론칭했다.
KT알파 쇼핑도 지난달 패션 라인업 발표회에서 자체브랜드 '르투아(LE TROIS)'를 소개했다. 백선주 KT알파 사업본부장은 "홈쇼핑 시장에서 각 패션 브랜드가 가진 힘은 곧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면서 "강력한 패션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전체 밸류체인을 완전히 새롭게 정비하고, 주 고객층인 4060세대가 원하는 요소들을 두루 갖춘 신규 브랜드 라인업을 토대로 패션 유통 강자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스토아 또한 자체 브랜드 헬렌카렌에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해 성수기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고, GS샵도 올해 초 단독 브랜드 '코어 어센틱'을 선보였다.
KT알파 쇼핑이 자체 브랜드인 '르투아(LE TROIS)' 신상품을 론칭하는 방송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KT알파 쇼핑 스튜디오 녹화 현장. [사진=KT알파 제공] |
◆ 송출수수료 여전히 발목…탈TV·신규 성장 사업 '사활'
수익성 확보 전략이 무색하게, 송출 수수료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발간된 '2023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TV홈쇼핑업체 7개 사의 송출 수수료는 총 1조937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1조9065억원)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협상에 소요되는 피로감도 높다. 1년 단위로 IPTV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매년 협상을 해야 하고, 업체마다 1:1로 계약하기 때문에 정해진 시점도 없다. 1년 내내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약이 지연된다고 해도 그해 계약 이후에는 (신규 책정된 수수료가)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늦는다고 좋을 것도 없다"며 "아직도 (IPTV 쪽은) 수수료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홈쇼핑 사들은 인하를 요구하다 보니 입장차가 커 결론 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탈TV' 움직임도 보인다. 콘텐츠 역량을 갖춘 CJ온스타일은 최근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없었던 유명 연예인들을 섭외해 초대형 라이브쇼(라방)을 론칭하거나 유튜브, 틱톡 등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을 다각화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이런 움직임을 T커머스를 포함한 다른 홈쇼핑 업계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사업 판로를 넓혀 수익성 모색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업계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을 신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NS홈쇼핑의 경우 말레이시아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업과 협업해 자체 브랜드 '엔웰스'를 통해 다양한 건기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NS홈쇼핑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식품안전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롯데홈쇼핑 또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건기식을 낙점하고 전담 조직인 '건강식품개발셀'을 신설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신규 브랜드 론칭에도 송출 수수료 협상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탈 TV전략은 점점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사업 모델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