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USA 사무소 통해 미국 시장도 공략
'바이오인프라 사업' 호조에 '실험실 컨설팅 및 시공' 매출 증가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비임상 CRO 기업 HLB바이오스텝이 영장류 실험 시설을 구축하고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 회사는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한편, 바이오인프라 사업 강화를 통해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27일 HLB바이오스텝은 기존에 미니피그·비글·염소 등 영장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중대동물 비임상 시험을 수행한 데 이어 최근 영장류를 추가하면서 전 주기 동물 실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HLB바이오스텝은 지난해 인천 송도 사옥 내 영장류 사육시설을 완공해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영장류 사육시설 허가를 받아 사이노몰거스 원숭이(Cynomolgus monkey·일명 게잡이 원숭이) 24마리 사육 공간을 확보했다.
HLB바이오스텝 로고. [사진=HLB바이오스텝] |
HLB바이오스텝 관계자는 "사육실과 케이지, 수술실 등 관련 시설은 모두 구축이 완료된 상태다. 수의사 등 영장류 전문 인력 확보와 영장류 약물동태(PK) 평가 시스템까지 갖춰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며 "영장류 수입업체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영장류는 실험동물 중 인간과 유전자 서열 유사성이 가장 높아 신약 개발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실험동물로 알려져 있다. 인간과 침팬지는 98%, 오랑우탄은 97%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다. 바이오 신약은 항체 기반이 다수이기 때문에 인간과 90% 이상의 유전자 서열을 보이는 영장류 실험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영장류 비임상 서비스 제공이 제한적이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은 일본과 미국 CRO 기업을 주로 이용해왔다. HLB바이오스텝은 뇌·안과질환 등 영장류 질환모델 개발을 통해 영장류 시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면서 국내에서 영장류 비임상 시험 서비스 시장 입지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HLB바이오스텝은 올해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글로벌 마케팅을 본격화한다. 국내 실험 중개 및 대행서비스 시행 등을 통해 해외 CRO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으며, HLB 해외 계열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특히 HLB바이오스텝은 최근 HLB그룹이 개설한 미국 보스턴 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를 거점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며 미국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HLB바이오스텝 관계자는 "보스턴에 새로 오픈한 'HLB USA' 사무소를 통해 미국 마케팅을 준비 중"이라며 "지난 6월 바이오USA에서 만난 업체들과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HLB바이오스텝은 올해 바이오인프라 사업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비임상 CRO사업과 바이오인프라 사업을 양대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HLB바이오스텝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38.79% 감소한 528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HLB바이오스텝은 바이오 시장 침체로 CRO 매출이 감소한 만큼, 성장 전략을 다양하게 세우고 있다. 올해는 바이오인프라 사업인 실험실 컨설팅 및 시공 사업 부문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연구실의 컨설팅·설계·적격성 평가·성능 시험 및 검사 등 모든 과정을 고객사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 시스템이 매출 확보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HLB바이오스텝의 바이오인프라 사업부는 올해만 150여 건의 공사 및 용역을 수주했다. 2024년 기계설비·가스공사업 시공능력평가 공시 자료에 따르면 HLB바이오스텝의 올해 시공능력평가금액은 102억여원으로 동종 업계 1위다.
HLB바이오스텝 관계자는 "바이오인프라 사업부에서는 연구자 중심의 시설을 구축한 것이 유효했다고 생각한다"며 "CRO 사업부와 더욱 긴밀하게 협업하며 시너지를 계속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nylee5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