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이혼전문 변호사가 쓴 리얼한 현장 이야기 눈길
장나라와 남지현의 튀지 않는 연기력과 호흡 돋보여
불완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위로 담아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드라마다. 현직 이혼전문 변호사 최유나가 쓴 이 드라마는 표면적으로 불행한 이야기가 난무할 것 같은 이혼법정을 다뤘다. 이때문에 위로가 될 만한 내용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드라마를 보면 달라진다.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남들도 사는 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굿 파트너'의 제작진들은 그런 시청 포인트를 노려서 시청률 20%에 근접하는 인기드라마를 만들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 포스터. [사진 = SBS] 2024.09.06 oks34@newspim.com |
'굿파트너'의 주인공이자 스타변호사인 차은경(장나라 분)은 잘 나가는 이혼전문 변호사이자 방송에도 출연하는 인플루언서이다. 그와 대비되는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는 법전에서 배운대로 실천하고 싶어하는 인간적인 변호사다. 장나라가 맡은 차은경 변호사가 정작 본인이 이혼 당사자가 되는 스토리의 전개는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다.
이혼갈등을 겪는 수많은 의뢰인들의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인플루언서가 정작 본인의 가정을 지키는데 실패한다. 더군다나 남편은 차은경 변호사와 함께 근무하는 직장 동료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 게다가 딸 재희(유나 분)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니었다는 죄책감이 들 정도로 가정생활에 빈틈이 많았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는 차은경 변호사를 통해서 시청자들은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은 현직 이혼전문 변호사가 경험을 바탕으로 대본을 썼다는 점이다. 대개 방송작가들이 전문직을 가진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쓸때는 사전 취재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굿파트너'는 드라마의 현장에서 일하는 변호사가 작가라는 강점을 갖고 있다. 드라마속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나 티테일한 용어 묘사 등은 취재를 통해서 나온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나온 셈이다.
또 하나의 성공요인은 차은경 변호사와 대척점에 서 있는 남지현 변호사가 짝을 이뤄 펼쳐보이는 갈등과 화합이다. 때로는 날카롭게 부딪히고, 때로는 서로를 감싸 안으면서 보는 재미를 만들어 간다. 가치관이나 성격이 전혀 다르고 세상 경험이나 이혼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지만 서로에게 기댈 언덕이다. 차은경 변호사는 한유리 변호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아무도 날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은데. 나 어떡하지"라면서 울먹인다.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는 매주 금, 토요일 밤 10시 방영된다. 치고받고 싸우는 이혼시장(?)의 얘기가 아닌 블완전한 존재로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따스한 위로가 담겨있어서 다행이다. 남은 몇 회동안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