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재홍)은 서화실 8월 전시 교체에서 조선시대 그림과 글씨 30건 50점을 새로 전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후기 대표적인 두 화가 김홍도와 이인문의 대표작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지난 6월 별세한 '세한도' 기증자 고(故) 손창근 선생 기증 조선시대 회화 여섯 점이 함께 전시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홍도의 '서원아집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4.08.19 alice09@newspim.com |
김홍도가 1784년에 그린 '서원아집도'는 북송 신종의 부마 왕선이 소식을 비롯한 문인묵객 15명을 초청한 모임을 그린 그림이다.'서원아집'은 빼어난 문인들이 한자리에 어울린 기념비적인 모임으로 후대에도 오랫동안 글과 그림의 주제로 사랑받았다.
김홍도는 북송의 화가 미불이 쓴 '서원아집도기'의 내용을 충실하게 재현했다. 조화로운 구도, 개성이 뚜렷한 인물, 변화가 넘치는 필선 등 김홍도의 뛰어난 기량이 잘 발휘된 명작이다.
제5~6폭 위쪽에 강세황이 쓴 발문이 있다. 강세황은 이 그림이 명나라 화가 구영의 '서원아집도'보다 뛰어나며, 북송 이공린의 원작과 우열을 다투는 신필의 솜씨라고 극찬했다.
즉, 전통적인 고사를 소재로 취하면서도 원작을 넘어서는 창조성을 이룩한 김홍도의 34세 기년 작으로 의미가 크다. '서원아집도'는 그 예술성과 역사·문화적 의미를 인정받아 지난 4월 25일 보물로 지정됐다.
8.5미터 두루마리에 펼쳐진 끝없는 세상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는 제목 그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대자연의 절경과 그 속에 펼쳐진 삶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그림을 그린 이인문은 조선 후기 화원 화가로 동년배였던 단원 김홍도와 더불어 18세기 화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부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2024.08.19 alice09@newspim.com |
잔잔한 수면과 깎아지른 듯한 산, 절벽이 이어지며 조화를 이룬 장면은 마치 대자연의 순환과 세상사의 부침을 보는 듯하다. 또한,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낸 집과 마을, 시장, 성, 누각, 사찰 등을 세밀한 필치로 그려 장대한 자연 속에 일상을 담았다.
실재하는 장소를 그린 것이라기보다는 그림으로 펼쳐놓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이상향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로 8.5미터가 넘는 '강산무진도'의 그림 부분 전폭이 모두 펼쳐져 특별한 감상의 기회가 될 것이다.
서화 Ⅱ실 202-3호는 손세기·손창근 기념실로, 지난 6월 손창근 선생의 별세를 추모하여 선생이 기증한 조선시대 회화를 전시한다.
고 손창근 선생은 2018년에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등 국보·보물급 문화재 304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바 있다.
전시되는 선생의 기증 회화는 장승업이 그린 '말 씻기기' 등 5점을 포함해서 19일부터 202-4호실에 함께 선보이는 심사정의 '풍랑 속의 뱃놀이'까지 총 6점이다.
또한 고양이 그림으로 유명한 변상벽의 '고양이와 참새'가 전시되어 관람자를 기다린다. 이밖에 이상범, 최우석 등 6명이 1948년에 함께 그린 꽃과 새'는 일반에 처음 공개하는 작품으로, 해방 뒤 수묵화 전통을 잘 보여준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서화실 여름 전시는 새로 보물로 지정된 김홍도의 '서원아집도',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등 명품 감상과 함께 박물관을 통해 문화재 사랑을 나누었던 기증자의 고결한 마음을 기억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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