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회 수상, 안소니 홉킨스의 열연 돋보여
삶과 죽음과 종교에 관한 두 지성의 치열한 논쟁
21일 국내 개봉, 연극으로 먼저 국내 무대 오르기도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에서 안소니 홉킨스의 무게감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두 차례에 걸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가 영화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에서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 역을 맡았다. 우리에게 프로이트는 인간의 무의식과 욕망을 파헤친 저서 '꿈의 해석'으로 잘 알려진 학자다. 영화는 무신론자인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 작가이자 유신론자인 C.S. 루이스가 삶과 죽음, 종교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이는 이야기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프로이트의 라스트세션'. [사진 = 트리플픽처스 제공] 2024.08.13 oks34@newspim.com |
짐작하겠지만 이 영화에서 화려한 영상미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기대할 수 없다. C.S. 루이스 역으로는 연기파 배우 매튜 구드가 출연한다. 물론 두 사람이 만나서 논쟁을 했다는 것도 사실과 거리가 멀다. 현실에서는 만났다는 기록조차 없다.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여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9월, 루이스가 프로이트의 초대로 그의 집에 방문한다. 프로이트는 열정적이면서도 치열하게 유신론자인 루이스에게 신의 존재에 대해 묻는다. 중간 중간 촌철살인의 유머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구강암 말기 환자로 모르핀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병세가 깊다. 루이스도 과거 전쟁터에서 동료의 죽음을 목격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두 사람의 논쟁 사이에서 극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프로이트의 딸 안나는 동료와의 동성애로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맷 브라운 감독은 두 인물을 통해 삶의 근원적인 질문을 통해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한다. 유신론자도 무신론자도 궁극적으로는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산다는 점에서는 같다. "고통으로 가득 찬 세상인데. 신의 계획이라니. 터무니없잖소."(프로이트) "종교는 과학의 자리를 남겨두는데. 왜 과학은 종교의 자리를 거부하는거죠?"(루이스). 누구도 신과 인간, 삶과 죽음, 선과 악에 대해 명쾌한 답을 갖고 있지 않기에 그 판단은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사진 = 트리플픽처스 제공] 2024.08.13 oks34@newspim.com |
국내에서는 영화보다 먼저 연극으로 먼저 알려진 작품이다. 2020년 초연 이후 2023년 세 번째 시즌까지 공연됐다. 특히 세 번의 공연 내내 신구가 지그문트 프로이트 역을, 이상윤이 C.S. 루이스 역을 맡았다. 어쩌면 영화보다는 연극무대에 최적화 된 스토리 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죽음을 앞두고 젊은 후배 학자와 논쟁을 벌이는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잠시도 눈길을 떼지 못하게 한다. 21일 개봉.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