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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강 회장도 '7번 퇴짜'…4330마리 조리 끝에 신메뉴 '교촌옥수수' 내놨다

기사입력 : 2024년07월18일 15:40

최종수정 : 2024년07월18일 15:52

2년 만의 신제품 '교촌옥수수'..."허니콤보 견줄 시그니처로 키운다" 포부
'반죽이 되다'·'후추맛이 세다'...권원강 회장의 엄격 평가
청귤·마늘치킨과 마지막까지 경합...'옥수수 플레이크'가 결정적 한끗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교촌옥수수'는 처음부터 1순위 메뉴는 아니었습니다."

윤진호 교촌에프앤비 사장은 18일 경기도 성남시 교촌그룹 판교신사옥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옥수수 알갱이를 넣는 레시피로 테스트했지만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교촌옥수수'가 완성되기까지 창업주 권원강 회장으로부터 여러 번 퇴짜를 맞았다는 설명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교촌에프앤비 윤진호 사장이 신메뉴 교촌옥수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7.18 romeok@newspim.com

이날 교촌치킨은 무려 2년 만의 신메뉴 '교촌 옥수수'를 공개했다. 경쟁사인 bhc, BBQ 등 치킨업체들이 통상 6개월, 1년 주기로 신메뉴를 내놓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오랜만에 선보이는 제품이다.

교촌치킨 창업주인 권원강 회장도 이번 신메뉴 개발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 엄격한 평가 기준 때문에 메뉴 개발부터 선정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메뉴의 시발점은 교촌이 JTBC에 후원·제작해 지난해 방영된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닭싸움'에서 김도우 셰프가 선보인 '찰콘 치킨'이다. 메뉴 개발 초반에는 찰옥수수 알갱이를 그대로 살린 버전의 레시피를 적용했지만 권 회장의 '퇴짜'로 부침을 겪었다.

권 회장은 옥수수의 풍미부터 후추의 양까지 치킨 맛을 세세하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7월부터 약 1년간의 개발기간 동안 소비자 조사를 7번이나 되풀이 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신메뉴 '교촌옥수수 통안심'. 2024.07.18 romeok@newspim.com

실제 지난해 말까지도 교촌치킨 내부에서 교촌옥수수는 1순위가 아니었다. 청귤, 마늘 등 유력 후보군과 경합을 거쳐 어렵게 채택된 메뉴다. 올 초 제품개발실에서 '옥수수 알갱이'를 '옥수수 플레이크'로 바꾸면서 '옥수수' 메뉴에 탄력이 붙었다.

이번 신메뉴 기획 담당자인 박호정 상품기획팀 팀장은 "신메뉴 후보군을 항상 10개 정도로 관리하고 있는데 이번 개발과정에서는 그 중 가장 유력한 3개 메뉴를 놓고 고민을 되풀이했다"며 "처음부터 옥수수가 1순위는 아니었고 청귤을 넣은 새콤한 맛의 치킨과 마늘 치킨을 마지막까지 유력 후보군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수수 알갱이와 소스를 넣은 초기레시피는 보기보다 옥수수 풍미가 덜했다"며 "청귤 치킨과 옥수수 치킨이 지난해 말까지 비슷한 점수를 받다가 올 초 옥수수 플레이크와 시즈닝을 넣은 버전으로 레시피를 바꾸면서 옥수수가 앞지르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옥수수 플레이크로 옥수수 풍미가 한층 강화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관련해 청귤 치킨은 '닭싸움'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레시피이며 마늘치킨은 교촌 내부 R&D센터에서 자체 개발한 레시피다. 교촌 R&D센터는 이번 신메뉴 선정에서 미끄러진 청귤, 마늘치킨 등도 추후 신메뉴 후보군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번 신메뉴 개발을 위해 교촌치킨이 지난 1년간 조리한 닭은 총 4330마리에 달한다. 닭 값을 포함해 레시피 계약과 산학협력, 소비자 조사 등 개발 과정에서 약 1억5000만~2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신메뉴 교촌옥수수 제품과 떡볶이 조합. 2024.07.18 romeok@newspim.com

신제품은 교촌옥수수 오리지날(2만원), 통안심(2만3000원), 순살(2만3000원) 등 3가지 메뉴로 이날부터 판매된다. 이 중 통안심 메뉴는 자르지 않은 100% 통안심살로만 선보이는 새로운 구성의 순살 부분육 메뉴다. 

교촌옥수수가 '20대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실제 교촌은 제품 출시에 앞서 대학생과 고객, 가맹점주 등을 통해 사전 조사한 기호도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했다. 10대 청소년 대상 조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다. 자극적인 맛을 선호하는 10대 보다는 '20대'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현장에서 맛본 교촌옥수수의 첫 맛은 달콤하면서 바삭했다. 콘소메맛 팝콘이 떠오르기도 했다. 교촌다운 얇은 튀김옷이 바삭하게 감기는 것이 특징적이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차갑게 먹었을 때 더 맛이 좋다는 의견도 나왔다. 20대 젊은 층을 겨냥했지만 30대 이상도 선호할만한 맛이다.

교촌치킨은 '교촌옥수수'를 교촌 오리지널, 레드, 허니콤보 등 매출 3대장 제품에 이은 네 번째 시그니처 품목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현재 교촌치킨 전체 매출에서 오리지널, 레드, 허니콤보 3개 메뉴 비중이 90%에 달한다.

윤 사장은 "이번 신메뉴를 기존 고객 뿐 아니라 MZ세대를 아우르는 네 번째 시그니처 메뉴로 포지셔닝하고 있다"며 "교촌옥수수가 가맹점 하루 판매량의 5~10% 비중을 유지하면서 안착시키는 것이 1차 목표다"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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