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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살 사망자 6.7% 늘어난 1만 3770명…"유명인 모방효과"

기사입력 : 2024년06월14일 15:30

최종수정 : 2024년06월14일 15:32

20대 자살 시도율 전 연령대 1위
자살 사망하면 지역 확산 경향 커
아질산나트륨, 자살 위해 물건 지정
청년대상 치료비 지원 소득기준 폐지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작년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770명으로 전년 대비 6.7% 증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한 유명 연예인의 자살 사건으로 인한 모방 자살의 영향이 있다고 추정했다.

정부는 14일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8차 자살예방정책위원회(위원회)를 개최하고 최근 자살 동향 및 대응 방안, 자살 위해 물건에 관한 고시 개정계획(안), 2023년도 시·도 시행계획 추진실적 평가 결과를 심의했다.

◆ 작년 사망자, 전년 대비 6.7% 증가…유명인 모방자살 영향

복지부에 따르면 작년과 올해 1~3월 자살 사망자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살 사망자 수는 2021년 1만3352명, 2022년 1만2906명, 2023년(잠정) 1만3770명이다. 특히 올해 1월 잠정 자살사망자 수는 1321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334명(33.8%) 증가했다. 2월에 1185명으로 감소했다가 3월에 다시 1288명으로 느는 추세다.

특히 청년층의 자해·자살 시도율은 전 연령대 평균인 84.4명 대비 높았다. 국립중앙의료원의 응급실 자해·자살시도자 내원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인구 10만명당 자해·자살시도율은 20대가 190.8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대 160.5명, 30대 91.5명 순으로 집계됐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6.14 sdk1991@newspim.com

복지부는 작년 자살이 증가한 현황에 대해 유명인 모방 자살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2023년 12월 한 유명인의 사망 사건 직후 7~8주간 자살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작년 한 유명인이 자살한 후 유명인과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생각해 유사한 방식으로 자살하는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2022년 1~2월동안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21.5% 증가했는데 가스 중독 자살 사망자 수는 107.7%나 증가했다"며 "전문가들과 연령, 성별, 자살 수단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자살사망이 발생하면 슬픔과 두려움 등이 지역 내 확산되는 경향도 보였다. 올해 2월 기준 전국 252개 시·군·구 중 36곳은 전월 3개월 평균 대비 자살사망자 수가 50% 이상 증가했다. 4곳은 200% 이상 증가했다.

최근 자살 수단으로 이용하는 자살위해물건은 '아질산나트륨'이다. 자살위해물건은 자살수단으로 빈번히 사용 또는 사용될 위험이 있는 물건이다. 아질산나트륨으로 인한 자살사망은 2018년 3명에서 2022년 33명으로 약 10배 증가했다.

◆ 아질산나트륨 정보 유통시 '형사처벌'…청년 대상 신체·정신 치료비 소득기준 폐지

정부는 모방자살을 방지하기위해 자살 수단을 관리할 계획이다.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 개정을 통해 아질산나트륨이 포함되는 '달리 분류되지 않은 해독제 및 킬레이트제에 의한 중독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신규 지정한다.

현행 자살위해물건은 일산화탄소(번개탄 등), 제초제·살충제·살진균제(농약), 항뇌전증제, 진정제·수면제·항파킨슨제다.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되는 경우 자살목적으로 아질산나트륨 등 판매·활용에 관한 정보를 유통하면 '자살예방법 제25조'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는다. 2년 이하 징역, 2000만 이하 벌금이다. 물질로 자살 실행이 명백한 경우 긴급구조도 가능하다.

일산화탄소 유발 물질은 판매 개선을 통해 접근성을 감소시킬 전망이다. 정부는 온라인 유통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구매 시 생명사랑 문구를 게시하거나 팝업을 송출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판매자는 오프라인 판매시 비진열하고 판매할 경우 구매 용도를 물어야 한다.

[자료=보건복지부] 2024.06.14 sdk1991@newspim.com

청년층은 소득 기준에 관계없이 자살 시도로 인한 신체·정신과 치료비를 1인당 연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현행 자살시도자 치료비 대상은 생명사랑 위기대응센터(응급실) 내원하고 중위소득 120%이하에 해당하며 정신건강 사례관리 서비스에 동의하는 3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이를 정신건강 사례관리 서비스 동의시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치료비를 지원받도록 개선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자살시도자 중 사례관리 서비스를 받은 경우 자살사망률은 4.6%인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 사망률은 12.5%로 사례 관리를 받은 경우 자살 위험도가 상당히 낮아졌다"며 "청년층 이외 연령층에 대해 향후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심리상담 바우처도 제공한다. 우울·불안을 겪는 국민은 오는 7월부터 소득 수준에 따라 1회당 최대 2만4000원을 내면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립준비청년, 보호연장아동, 대학 상담센터 등에서 심리 상담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경우 1회당 최소 50분 이상 일 대 일 대면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바우처가 제공된다. 자립준비청년과 보호연장 아동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금융·고용 서비스와 정신건강서비스 연계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금융·고용 서비스 이용자가 정신건강어려움이 발견되는 경우 중증도에 따라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되는 방식이다. 두 기관의 상호 직접 연계는 위험군에 대해 신속하면서 복합적인 원인에 대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사례관리 서비스를 통해 예방하면 높은 자살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 차원의 노력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기관과 여러 사업장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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