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된 번호판 훔쳐 중고 외제차에 부착
강제추방 회피…경찰 단속 피하려는 목적
23대 중 차량 7대와 번호판 14쌍 압수
[서울=뉴스핌] 방보경 기자 = 폐차장에서 차량 번호판을 훔친 후 중고차에 붙여 판매한 혐의를 받는 불법 체류자들이 검거됐다. 이들은 신분이 드러나 강제추방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대포차를 사고팔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자동차 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중앙아시아 출신 불법 체류자 A씨와 B씨를 특수절도, 공기호부정사용, 자동차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와 함께 도주한 공범 C씨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추적하고 있다.
서울 장안동 중고차매매단지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스핌DB] |
A씨와 B씨는 2022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충청 지역 폐차장에서 말소된 번호판을 훔쳐 중고 외제차에 부착하고 이를 불법 체류 외국인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도박장에서 담보로 잡힌 외제차를 C씨를 통해 저가로 매입한 후 그 차량들을 대포차로 만들어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총 BMW와 랜드로버 등 23대의 대포차가 거래됐다.
이번 수사를 통해 경찰은 대포차로 판매된 23대 중 7대의 차량과 14쌍의 번호판을 압수했다. 대포차 구매자들도 검거됐으며 이들 대부분은 도로교통법과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한 중앙 및 동남아시아 출신의 불법 체류 외국인들로 밝혀졌다. 한편, 차량 관리를 부실하게 한 폐차장 업주 4명도 검거돼 검찰로 불구속 송치됐다.
A씨 일당은 SNS에 '단속에 걸리지 않는 안전한 대포차'라는 내용을 광고하며 구매자들을 끌어모았다. 피해차량 번호판을 달면 속도·신호 위반 등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실제로 피의자 A씨와 B씨는 울산에서 고급 승용차를 추돌하고 주유소 주유기를 파손한 후 도주했으나, 해당 차량 번호판이 말소된 상태여서 수사가 중지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차장이 자동차를 인수한 날로부터 1개월 이내 번호판의 폐기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행정당국의 실질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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