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경진 기자 = 집에서 키우던 반려묘가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기력증과 신경·근육병증을 앓다가 폐사한 사례가 전국적으로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고양이 사명과 사료와는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및 공인검사기관이 문제가 된 사료를 검사한 결과 고양이 사망과 사료 간의 '인과관계'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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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사료협회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울산 소재 동물병원에서 문제가 된 사료 3건에 대해 유해물질(78종), 바이러스(7종), 기생충(2종)을 검사한 결과 음성(또는 적합, 불검출)으로 확인됐다.
해당 검사는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5개 항목(중금속·곰팡이독소·잔류농약·동물용의약품·멜라민)에 대해 총 78개 유해물질 검사를 실시했고, 농림축산검역검사본부에선 바이러스(7종)과 기생충(2종)에 대해 검사했다.
이에 대해 한국사료협회는 지난 2일 입장문을 통해 "조사 필요성이 제기된 사료제조업체 5곳에 대해서 해당 지자체에서 사료 제조공정, 관련 서류 등을 점검했다"며 "사료기술연구소에서 유통사료에 대한 중금속, 곰팡이독소, 잔류농약, 동물용의약품, 살모넬라 등 안전성검사를 실시한 결과 특이 사항이 없는 '불검출 또는 적합(사료관리규정)'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인이나 검증되지 않은 반려동물 사료에 대한 루머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회문화평론가 지승재는 "고양이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과학적 증거가 없는 심증적 의심에 불과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거짓을 이야기하며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시킨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허선진 교수는 한 언론 칼럼에서 "반려동물 사료를 만드는 사람들도 반려동물의 가족 못지않게 동물을 사랑하고 있어 무조건 사료를 원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국내산 펫푸드 산업이 확인 안된 루머로 수입산에 그 자리를 다시 내어주는 일이 생기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득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국사료협회는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루머가 국내산 반려동물 사료제품에 대한 부정적 영향과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향후 사실관계 확인이나 근거 없는 추측성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유포해 국내산 사료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과 소비자들의 신뢰를 위협하는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수거한 사료 30여 건에 대한 검사와 고양이 부검 등을 진행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검사 결과 사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와야 유통 중단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인과관계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추가 검사를 진행한 후 조치 등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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